물류매거진

무인택배 시스템 시장 현황 / "주거시설에 무인택배 시스템은 이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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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07/03

"주거시설에 무인택배 시스템은 이제 필수"
2010년 시장 규모 1,000억원대 전망, 납품 경쟁 미미 불붙어

글 : 김태정 기자(tjkim@ulogistics.co.kr)

지난 연말 대전에 사는 김모씨는 아찔한 일을 겪었다. 택배화물이 도착했다는 소리에 문을 열었더니 배송원으로 위장한 강도가 들이닥친 것. 범인은 테이프로 김씨를 결박하고 흉기로 위협,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 995만원을 인출했으나 결국 검거됐다.
택배가 국민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이 같은 택배 배달원 사칭 강력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량이 폭증하는 명절 기간에 더 잦아지는 이런 사건들은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외부 배달자에 대한 거부감 팽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에 맞춰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무인택배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무인택배 시스템이란 아파트 등의 입구에 지하철 보관함 형태의 택배박스를 설치, 사람을 대신해 물량을 수취하고 발송해주는 것이다.
배송원은 시스템에 장착된 터치 스크린을 통해 해당 동·호실을 누르고, 지정된 박스에 화물을 집어넣는다. 따라서 수취인은 배송원과 얼굴을 맞댈 필요가 없어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을 덜 수 있다.
무인택배 시스템은 배송원 입장에서도 호재이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차후에 다시 방문하거나 경비실 등에 맡겨야 하는데 전자는 시간과 운송비가 낭비되고, 후자는 오배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편물의 경우,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200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우편물 발송비용 1조 7,000억원 중 3,400억원이 오배송으로 인해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인택배 시스템을 설치하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일단 수취인이 없어도 물량을 전달할 수 있으며, 기기 종류마다 휴대폰, RFID, 비밀번호 입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증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아파트 뿐만 아니라 관공서, 단독주택, 지하철, 공항, 터미널, 병원, 대학교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주공, 입찰 평가에 무인 택배 포함
우리나라보다 택배산업이 앞서있는 일본의 경우 이미 무인택배 시스템이 일반화돼있다. 신축 아파트의 95% 이상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MDB넷이 2004년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분양된 아파트에서 제일 갖고 싶은 설비로 초고속 인터넷(87.3%) 다음으로 무인택배 시스템(61.9%)이 꼽혔다.
이런 무인택배 시스템은 국내에서 현재 5만여 세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도입 열풍이 불어올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한주택공사는 성남판교(택)지구를 대상으로 한 ‘'05년 설계·시공 일괄입찰 건설공사 입찰안내서’에서 평가 내용중 하나로 무인택배 시스템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계기로 무인택배 시스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인택배 시스템 업체 (주)키핑하우스 이창명 부사장은 “건설사들은 아파트 신축시 무인택배 시스템을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는 홍보에 매진하는 초기단계라 시장 규모가 100억원(수주 기준) 정도로 비교적 미미하지만, 2010년에는 1,000억원대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서 눈에 띄는 무인택배 시스템 업체들로는 국내 기술의 (주)키핑하우스, (주)아이디픽스와 일본과 기술제휴를 맺은 (주)헤드, (주)에스텍서비스 등이 있다.

세대 밀집한 아파트가 주 타깃
이 업체들은 무인택배 시스템 초기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주 공략 타깃은 역시 아파트이다.
다른 주거공간보다 워낙 많은 세대가 밀집해 있음은 물론, 최근 무인 경비 아파트가 늘어나 무인택배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키핑하우스가 2004년 건교부 통계자료에 근거해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수는 1,250만호, 아파트는 이중 65% 정도인 800만호를 차지한다.
또 2005년 건교부 주택업무편람자료에 의하면 1996~2005년 10년간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 물량은 500만호이며, 이러한 공급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명 부사장은 “연간 아파트 공급물량을 50만호로 볼 때 무인택배 시스템을 1년에 8,300여대 정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키핑하우스가 건교부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주상복합 빌딩은 약 40만호로 연 8,000대 설치가 가능하다.
지하철 역사는 수도권 11개 노선(410개 역), 대전 1개 노선(23개 역), 대구 2개 노선(55개 역), 부산 3개 노선(90개 역), 광주 1개 노선(15개 역) 정도인데, 현재 개통중인 역사 수만 583개에 달한다. 각 역당 5개 기준으로 3,000대 설치가 가능하다. 이 밖에도 대학교에 450대, 관공서에 600대 정도의 설치가 전망되고 있다.

과당경쟁 초기에 막아야
한편, 시장 초기인 만큼 영업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첫째, 아직 일부 대형 건설사, 그리고 상당수 중소 건설사들은 무인택배 시스템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사실 무인택배 시스템이 있으면 편리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필수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시스템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건설사들의 대부분은 ‘비싼 돈을 들여 설치했는데 사용률이 낮아 무용지물로 전락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도입을 결정한 후에도 시스템 업체 측에게 막무가내식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효과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왕 도입해야 한다면 최대한 비용을 줄이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조용히 단가 경쟁이 시작됐으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대량생산 체계가 아직 없어 제조원가를 내리는 것은 더욱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기술이 단가 경쟁 여파로 빛을 보지 못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헤드 옥치준 차장은 “건설업계에서 제품 단가에 운운하기 보다는 시대 흐름에 맞는 시스템 적용과 입주민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무인택배 시스템 업계는 통일된 표준시방 작업을 우선시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설치 사후에도 만전을 기하여 입주민들의 불편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주)키핑하우스 - 폰_Locker
자체 기술로 특허 획득

키핑하우스는 일본의 무인택배 시스템 기술이 국내에 막 유입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을 시작, 2005년 제품을 출시하고 이듬해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ISO9001:2000 인증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한진과 포괄적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대표적인 수주 실적으로는 홈 네트워크 업체 린나이코리아, 코맥스 등과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도 여러 대형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수주 기준으로 60억원, 실 금액은 20억원 정도이다. 이 업체 이창명 부사장은 “무인택배 시스템은 아파트 건설 초기 단계에서 계약을 맺고 공급은 공사가 마무리 된 다음에 하기 때문에 수주한다고 곧바로 대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업체의 주력제품 ‘폰_Locker’는 키나 회원카드가 없어도 휴대폰 인증만으로 물품을 보관, 전달할 수 있게 개발한 차세대 디지털 시스템이다.
택배뿐 아니라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물품을 보관할 수 있으며, 우체국 회원등록을 한 고객은 등기우편 등도 대리 수령할 수 있다.
키핑하우스는 온라인 관제시스템을 통해 리얼타임으로 시스템을 제어하고, 화물 접수 및 도착은 물론 미수령 사항까지 SMS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전국망 경비업체와 연계해 보안력을 강화했으며, 별도로 자체적인 보안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제품 형태는 설치장소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디자인도 주변 인테리어에 맞춰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이창명 부사장은 “기존에 건설된 아파트에는 설치 공간이 부족해 적용이 쉽지 않다”며 “새로 건설되는 대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영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아이디픽스 - 유비라커
전화만 걸면 본인 인증 가능해
아이디픽스는 (주)캐리어와 개발, 생산, 서비스 등 포괄적 업무 계약을 맺고, 무인택배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업체로서 경쟁사에 기술지원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업체의 무인택배 시스템 ‘유비라커’는 발신자 번호 표시 인증방식 CID를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CID란 배송원이 수취인 전화번호만 입력하고 물건을 넣으면, 수취인이 전화를 걸어서 본인임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존의 열쇠, 회원카드, 지문인식, 휴대폰 접촉, 비밀번호 등이 필요 없다. 특히 IC카드가 내장된 휴대폰만 가능한 휴대폰 접촉 방식보다는 훨씬 편리한 것.
아울러 이 아이디픽스가 자랑하는 유비라커의 또 다른 차별점은 관제 네트워크가 WIN XP가 아닌 임베디드 WIN CE(산업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업체 최종명 부장은 “WIN XP를 사용해 항상 바이러스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경쟁사들 보다 훨씬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터치 스크린이 15인치인데 이는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제품 중 가장 큰 사이즈이기도 하다.
최 부장은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크린 크기를 늘리고 화면을 단순화했다”며 “정형화된 인터페이스와 명료한 음성안내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수주 기준으로 200억원으로 잡았다. 시장 규모와 비교해 볼 때 비교적 크게 잡은 것.
최 부장은 “매출액 발생이 빠른 서울 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을 올해 주 타깃으로 잡았다”며 “아직 시장 초기인 대형업체 수주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에스텍서비스 - 이지라커
연구투자 매진해 공급량 1위 차지
에스텍서비스는 지난 1999년 삼성 에스원에서 분사해 방재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에스텍 시스템’의 자회사이다. 2003년 본격적으로 무인택배 시스템 사업을 준비, 일본의 ‘풀 타임 시스템’과 기술 제휴로 ‘이지라커’라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이지라커는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확보한 제품이다. 세밀한 통계는 아니지만 에스텍서비스 측은 “지난해 자체 4만 5,000세대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며 “이는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텍서비스는 이 이지라커를 쌍용건설,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우미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HTH, 한진, 우정사업본부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제품을 살펴보면 10.4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방식에 인증은 RF 카드, IC카드 등을 이용한다. 물론 종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며 상담원이 24시간 상주, 박스의 열고 닫음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업체 측은 “관제센터에서는 라커에 이상이 있어 물품을 수령하지 못할 경우 원격으로 문을 열고, 라커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이상신호를 접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텍서비스는 이런 기술력 갖추기 위해 일본 기술에 대한 벤치마킹뿐 아니라 자체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기업 부설 연구소를 오픈했으며, 매해 수억원씩을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연구 비용은 약 10억원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
업체 측은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 개발로 월등한 시장 점유율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업체는 올해 매출 목표를 160억원으로 잡고, 9만 가구 이상을 수주할 계획이다.

(주)헤드 - 락(樂)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등 수주
헤드는 (주)대한SM의 자회사로서 ‘락(樂)’이라는 무인택배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영어 ‘Lock’과 한자 ‘즐거울 락’을 매칭시킨 브랜드.
일본 업체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으며 비교적 빠른 2001년부터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대우자동차판매(건설부문), 대우건설, 반도건설 등에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이 업체 이봉룡 차장은 락(樂)이 이렇게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선택받는 이유에 대해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박스를 1~4칸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이는 골프채 등 부피가 큰 물량을 수배송 할때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일본 업체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있지만 시스템 제어부를 자체 생산하고 있어 단가 경쟁력이 좋다.
셋째, 시스템 설치 현장의 통합 경비실 혹은 관리실에 로컬 서버를 설치 1차적으로 관리를 하게끔 한다. 이에 A/S가 빠르고 관리비 입주민들의 편리성을 최대화 할 수 있다.
넷째, 경쟁사들은 특정 택배회사와 계약에 따른 요금 체계를 갖고 있는 반면, 헤드는 모든 택배회사와 거래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봉룡 차장은 “지금까지 기술 개발을 위해 총 8억원을 투자해 왔고,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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