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택배와 3PL 시장은 규모면에서 모두 성장했다. 그러나 치열한 물량유치 경쟁에서 발생하는 수익 저하는 더 심해졌다. 전문가들도 이런 시장 구도가 언제 끝날지 확답을 내리지 못한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인프라 향상, 신규 서비스 개발을 지속해야 하기에 물류업체들은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06~2007 업종별 물류진단 Ⅱ' 를 통해 각 업체의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 및 영업 전략 등을 살펴봤다.
업종별 물류진단 Ⅰ
저단가 물량 전쟁 '이젠 지쳤다'
덩치만 커진 시장, 실수익에 목말라
글 : 김태정 기자(tjkim@ulogistics.co.kr)
 택배
업체간 M&A, 퇴출 등 시장 '들썩'
수익 낮은 인터넷 쇼핑몰 정리 필요
지난해 택배시장은 어느 해 보다 굵직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CJ GLS의 HTH 인수부터 시작해 쎄덱스의 택배시장 진출과 동부의 진출 검토, 용달업계와의 제휴 문제 등이 업계를 들썩이게 한 대표적인 ‘이슈’들이다.
이런 가운데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소형·중저가품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어나고, 단가 하락은 계속됐다. 대형업체들간 자존심을 건 물량 전쟁 속에서 중소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펼쳐야 했다.
지난해 시장을 진단해 보면 우선, 시장 규모가 2조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05년보다 20%정도 증가한 수치다. 단 이는 소비자보호에서 조사한 수치이며, 대형 택배사들은 1조 8,000~9,000억원 사이로 보고 있다.
이는 외형적인 모습일 뿐 단가경쟁은 극에 달했다. 기업 물량의 경우 이제는 개당 2,000원만 받아도 성공이다. 물론 이들도 서비스 질로 경쟁하고 싶은 속내지만 한번 잘못된 시장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과당경쟁 상황을 악용해 상식이하의 단가를 부르거나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고객사는 점점 늘어났다. 특히 중소 인터넷 쇼핑몰은 단가하락의 주범으로 몰렸으며, 미수금이 매년 늘어나 업계에서는 ‘먹튀’로 불리고 있다. 한 대형 택배사는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 대상 매출 중 30% 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혼란 속에 인프라 유지 능력을 잃은 중소 택배사는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재작년 12월 이젠택배가 퇴출됐으며, 이를 인수해 지난해 시작한 WPX 택배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반면 중소 택배사중에서도 물량은 비교적 적지만 건실한 경영을 하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KT로지스의 경우 수익이 적은 인터넷 쇼핑몰을 지양, 개당 평균 단가가 3,600~3,700원에 이른다.
택배사들이 저단가 물량을 포기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더 있다. 바로 배송인원 이탈 방지.
배송원 확보가 올 시장 관건
예를 들어 3,000대의 차량을 가진 택배사가 하루 30만개 물량을 배송한다면, 배송원 한명 당 하루 100개를 배송해야 한다. 집하까지 생각하면 배송원의 움직임은 훨씬 많아진다.
실제로 배송원들은 하루 15시간의 ‘중노동’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수입은 저조하다. 단가경쟁에 온 힘을 다하는 택배사들이 이들의 수입을 올려줄 여력이 없는 것. 그래서 배송원은 이탈하게 되고, 택배사들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비싼 용차를 이용한다.
이런 문제는 소비자 불만으로도 직결된다. 실제로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택배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소비자 불만도는 높아지고 있다. 택배 관련 상담건수가 '04년 2,157건에서 '05년 3,483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그 증가폭이 더욱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상당수가 배송원들의 불친절에 있다. 원래 있던 배송원들은 피곤에 지쳐 있고, 용차 직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바라는 것도 무리다.
포털 사이트들에는 ‘악덕(?) 배송원’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성토가 넘쳐난다. 참다못한 소비자들이 만든 ‘택배사용자들의 모임(cafe.naver.com/taxbae)’이 언론에 크게 보도될 정도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서비스 증진에 매진해온 업체들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신규 서비스들이 소비자들 기억속에는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최대 이슈로 ‘배송원 확보’ 문제를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진 장지호 상무는 “업체들이 자신의 능력만큼만 물량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조건 많이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저단가 물량은 포기해 선별하는 풍토가 확산되야 한다는 말이다.
용달 제휴로 차량 부족 해결 못해
한편, 증차관련 문제는 정부에서 ‘택배·용달업계간 전략적 제휴’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즉, 용달차량과 운전자를 택배사에서 고용, 부족한 차량과 인력을 이들로 보충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용달차량에 설치할 택배용 탑까지 비용을 지원한다고 나섰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는 단순한 배달만 수행해온 용달 인력들에게 택배의 Door to Door를 시키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김경찬 본부장은 “신입사원을 모집해 몇 달씩 교육을 시켜도 부족한 점이 많은데, 40~50대가 주축인 용달인력에게 택배서비스를 믿고 맡기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한진 장지호 상무도 “용달업계와의 제휴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며 “고도의 엔지니어가 필요한 기업에 단순 노동인력을 수급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정부의 권유인 만큼 택배업체들은 용달업체 모집에 들어갔지만 지원자 수도 생각보다 적다. 업체들은 용달업계에서도 이번 사업에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J GLS, HTH 인수 효과 논란 지속
상반기 이뤄진 CJ GLS의 HTH 인수건도 아직까지 논란이 되는 문제이다. CJ GLS는 인수 발표 당시 자사 영업소 365개와 HTH 영업소 350여개를 합칠 경우 택배업계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CJ GLS와 HTH의 전국 영업소가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상당수 영업소가 정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CJ GLS 측은 “한 지역에 영업소가 겹친다 해도 각 영업소가 갖고 있던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HTH의 터미널을 인수하며 인프라 강화 효과도 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CJ GLS는 지난해 물동량을 HTH와 합쳐 9,700만개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업계 1위 현대택배의 지난해 예상 물동량과 같은 결과이다. 마침 이 발표시기는 현대택배와 대한통운의 물량 1위 신경전이 한창일 때여서 업계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쟁사들은 “CJ GLS가 비록 HTH를 인수했지만 아직 법인 통합을 안한 상태로 이를 합산해 계산하는 것은 억지”라고 일축했다.
어찌됐던 CJ GLS의 덩치가 커지면서 앞으로 업계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소문이 무성하던 쎄덱스의 택배사업 참여가 현실화됐다. 쎄덱스는 최근 대전에 5,000평 규모의 중앙허브센터를 오픈하고, 대대적인 영업소 모집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까지 모인 영업소 수는 160여개. 아직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지만 영업소 모집 속도는 빠르단 것이 쎄덱스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기존 택배사에서 이탈한 영업소들이 쎄덱스 측으로 몰리고 있으며, 특히 CJ GLS의 HTH 인수에 불만을 가진 영업소들이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업계는 이 ‘사건’을 우려 깊은 눈초리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이 심한 상황에 신세계그룹 계열사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의 등장이 반가울 리가 없다. 게다가 동부그룹까지 중소 택배사 1~2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서, 올해 업계 판도 변화에 모두들 주시하고 있다.
다음은 대한통운, CJ GLS, 한진의 지난해 사업내용과 올해 전략을 취재한 내용이며, '06년 12월 현재까지 물량이나 매출 등의 수치는 공시되지 않았음을 밝힌다.
또 하반기 이슈였던 대한통운의 11월 물량 925만개 발표와 이에 대한 경쟁업체 반박 내용은 이번호 포커스(98p)에 따로 게재했다.
대한통운, GS·우리 등 홈쇼핑 물량 증가세 지속
대한통운은 지난해 8,600만~8,700만개 물량을 처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총 매출은 2,500억원 정도.
주 고객인 GS·우리·현대·농수산 홈쇼핑 등과 암웨이 물량이 전체의 18%인 1,500만개 정도를 차지했고, 농수산 홈쇼핑의 경우 ’05년 물량보다 30%가 증가했다. ’04년보다는 60% 증가한 결과.
대표적인 지난해 신규 화주로는 화장품 업체 황후닷컴 등이 있으며, 물류업체 하이로지스틱스도 유치했다.
택배CRM팀 백유택 팀장은 “하이로지스틱스는 자사도 물류업체지만 택배 가능한 물량 연 150만개 정도를 대한통운에 아웃소싱, 3PL 질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점의 온라인 물량도 지난해 증가세를 보였다. 백 팀장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 마트 물량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과 함께, 고객사 측에서도 이 사업을 밀고 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 할인점들은 온라인을 통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때때로 오프라인 매출 규모에 근접할 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고객 비중은 25% 정도인데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한통운은 편의점 택배를 통한 C2C 고객 유치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훼미리마트, GS25, 바이더웨이 등과 제휴해 편의점 택배를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물량이 월 6~7만 박스 정도였다.
익일 배송률 99.5%까지 올릴 것
지난해에는 인프라 구축도 활발했다. 광주, 대전, 의정부, 서울, 부산 등지에 지역별 허브터미널을 오픈한 것. 특히 최근 공식 운영에 들어간 광주터미널은 일 4만박스를 처리하며, 분류속도가 기존 시설보다 30% 이상 빨라 남도 도서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 상반기에는 금천구 가산동 지역에 수도권 메인허브터미널도 완공하고, 대전 제1, 제2 메인허브터미널을 통합한 수퍼메가허브 신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유택 팀장은 “지금까지 쌓아 온 허브 앤 스포크 노하우를 극대화시켜 익일 배송률을 현재 98%에서 99.5%까지 끌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서비스로는 택배업계 최초로 토요일, 일요일을 포함한 365일 집배송 서비스를 준비, 올해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는 산간도서 지역 일부를 제외한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
서비스 관계자는 “몇몇 택배사에서 일부 대도시를 대상으로 수행한 적은 있지만 전국 서비스는 대한통운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통운은 이밖에도 올해 신규 서비스로 냉장·냉동 택배를 검토하고 있다. 백유택 팀장은 “일본 야마토가 훌륭한 냉장·냉동 택배를 선보이고 있다”며 “이를 벤치마킹도 하고 단계별로 인프라를 완성해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CJ GLS, HTH와 물량 합계 9,700만개
CJ GLS는 인수한 HTH 측과 합쳐서 지난해 9,700만개 물량을 처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은 양사 합쳐서 2,560억원 정도. HTH를 제외한 단독 수치는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 방침이다.
CJ GLS 관계자는 “법인 통합 시기는 내년이지만 그 전에도 모든 수치는 HTH와 합산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CJ 홈쇼핑을 비롯한 대형 고객사들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고, 홈쇼핑 부분 물량이 30% 정도 증가했다. 또 개인고객 유치에도 매진해 C2C가 전체 물량의 30%를 차지한다. 참고로 CJ GLS의 C2C 물량은 '05년 20%, '04년은 10% 정도였다.
서비스 품질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선정하는 서비스 품질지수에서 택배부문 1위를 차지한 것. 이는 '03년부터 4년 연속의 기록이다.
정용승 택배사업 본부장은 “물량 경쟁이 아닌 고객서비스를 통해 택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 외부 기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RFID, 올해는 실제 적용
자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RFID 기반 유비쿼터스 전자물류 시스템 개발사업’은 지난해도 순풍을 탔다. 경기도 부곡에 있는 RFID 시연센터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고, 주파수 표준문제 등도 상당수 해결됐다.
회사 관계자는 “RFID 시스템 개발이라는 지난해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올해는 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본격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도입한 휴대폰 스캐너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 휴대폰 스캐너는 일반 휴대폰에 운송장 바코드를 읽는 스캐너를 장착한 것으로 배송이나 집하 즉시 현 상황을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
고객들이 정확한 배송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터미널 입장에서도 당일 집하량을 미리 예상할 수 있다. 곧 택배의 가시성을 확보한 것. 또 휴대폰 스캐너는 현금영수증 지원, 배송기사 위치추적 등 내부 효율화를 위한 기능도 포함돼 있다.
택배사업본부 이용안 과장은 “배송기사들이 휴대폰 스캐너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오지에서도 데이터 전송 능력이 탁월하다”고 밝혔다.
한진, IT·터미널 완성단계 가까워
한진은 지난해 물량 8,510만개, 매출 2,256억원 정도라는 세밀한 예상치를 밝혔다. 지난해 9월까지 물량은 정확히 6,255만개를 처리했으며, 상반기는 전년 동기보다 53.6% 증가했다.
한진에게 지난해는 뜻 깊은 해였다. 차세대 PDA를 전 배송사원에게 보급 완료(2만 9,000대)하고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등 수년간 투자해온 IT 인프라를 안정화 시켰고, 대전, 오포, 김해, 오산을 비롯한 11개 지역에 터미널을 구축했다. 게다가 기존 시설 현대화 작업까지 병행해 투자비용은 실로 막대했다. 이 결과 한진이 현재 갖고 있는 터미널은 총 70개, 차량은 3,300여대에 이른다.
한진 장지호 상무는 “그동안 남들보다 많은 투자를 하면서 수익 창출에 지장을 받은 면도 있다”며 “이제 모든 인프라가 거의 완성된 만큼 실제적인 ROI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즉 지금까지 준비해온 인프라들이 한진을 경쟁사보다 우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뜻.
실제로 한진은 올해 사업 슬로건을 ‘인프라 생산성 증대를 통한 수익 증대’로 정하는 등 구축한 인프라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GS홈쇼핑 이전 작업 지원
지난해 한진은 GS와 우리 등 홈쇼핑 고객들의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장지호 상무는 “특히 GS홈쇼핑은 타사보다 한진에 물량을 많이 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진이 GS홈쇼핑 물류센터가 이천에 새둥지를 틀 때, 운영체계 안정화 작업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거점집하를 하고 간선을 통합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규 화주로는 예스24, 웅진 씽크빅, G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예스24 부문이 지난해 초 택배업계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한진이 물량을 1,400원 정도의 초 저단가로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택배업 사상 가장 적은 단가이다.
실제로 한진이 밝힌 예스24의 개당 단가는 지난해 12월 현재 1,485원. 이에 대해 한진도 할 말이 많다. 장지호 상무는 “예스24 물량은 하루에 3만개 정도가 발생하는데 이는 집하시 8톤트럭 4~5개가 필요한 엄청난 양”이라며 “이정도 물량을 감안할 때 1,485원은 적당한 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수익 당일택배 확대 준비
한편, 인프라 투자가 완성단계라고 보는 만큼 올해 신규 투자 계획은 최근 수년에 비해 크지 않다. 의정부, 답십리, 하남 등 수도권 동쪽에 위치한 터미널들이 비교적 규모가 적은데, 이를 총괄할 대형 터미널을 세울 계획이다.
서비스는 현재 일부지역에 국한된 당일 택배를 확대한다. 고객사 ‘알라딘’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당일택배를 실시중이며, 여기에는 더 높은 단가를 책정한다. 결국 고객에게는 빠른 배송을 제공하면서 수익은 올릴 수 있는 윈윈전략.
장지호 상무는 “전국 당일 택배를 위해서는 국내 택배사들이 기존에 갖춰왔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규모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한진은 어느 업체보다 이에 대한 준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3PL
고객사 영업 지원까지 역할 확대
자사 독자 영역 개발해야 생존
지난해 3PL 시장은 서비스 수준이 어느 정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류에 대한 고객사들의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인맥이나 혈연에 의존한 아웃소싱이 줄어들면서, 3PL 기업들을 보는 눈이 날카로와졌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기 위해 가전제품 물류를 수행하는 업체들은 제품 설치 능력까지 갖추는 한편, 의류쪽은 물류센터에서 각종 탭까지 부착하기도 한다. 3PL 기업들은 작은 것 하나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려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수배송과 입출고, 보관만 가지고는 3PL 기업이라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용마로지스의 3PL 사업부 박성호 팀장은 “현 시장은 3PL 업체들이 고객사의 영업까지 지원하는 성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PL 산업에서도 역시 단가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3PL 시장의 제 살 깎기식 경쟁은 택배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터무니 없는 단가로 고객사를 뺏어가는 업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신규 고객 유치는 커녕 기존 고객 지키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3PL 기업의 영업 담당자는 “일류 수준 센터와 전산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수십억대 투자를 했지만, 단가를 올리지 못해 ROI를 남기지 못한다”고 한숨 쉬었다.
고객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차별화된 3PL을 찾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서비스를 받는 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하다. 외국처럼 서비스가 추가될 때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고객사를 찾기 힘들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3PL 업체들이지만 고객사들의 자정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전문가들은 3PL 기업들이 ‘서비스 질 향상’을 넘어 ‘자신밖에 할 수 없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사 입장에서 A란 형태의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3PL 업체가 소수라면 그 업체는 단가경쟁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영물류, 공동물류 인프라 집중 투자
삼영물류는 지난해 공동물류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7월에 직배서비스사업부(가구, 중량물 설치 및 A/S 전담) 출범을 계기로 경인, 시화, 광주,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에 전담 인프라를 구축해 서비스를 극대화 했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물류센터 1개소를 확대했으며, 22개 전담물류센터를 포함해 전국 31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수주한 대표적인 고객사 현황으로는 하이트(서부/인천/의정부/용인센터), 바이더웨이(경인센터), 프랜드리베이비, 오피스플러스 그리고 다국적기업인 노비안과 세톤 등이 있다. 예상 매출액은 '05년 대비 5% 성장한 740억 2,000만원이다.
올해 매출 목표 888억원
삼영물류는 올해 역시 공동물류 사업을 중점 수행할 계획이며, 지난해보다 20% 성장한 888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았다.
타깃 시장은 공동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내 중소기업과 산업공단의 업체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전용 공동물류센터를 경기, 충청, 호남, 경북, 부산에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며, 남동공단물류공동화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인천시 중소기업을 위한 5,000평 규모 센터도 신축한다. IT 측면에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CVO와 RFID 등 공동물류전용시스템 기능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영물류는 ▲3PL 주도형 벤더 통합 ▲직배서비스 ▲GSCM(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GSCM은 중국 및 대북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계획돼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합작회사인 KerrySamyoung Logistics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국적 기업 유치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삼영물류는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기획팀 이은옥 팀장은 “특히 화물자동차운송업에 대한 경영 개선을 위해 부가가치세 감면 등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화물운송진흥기금’ 신설,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등 여러 방안으로 업체들이 고유가를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마로지스, 국제복합운송 시작
의약품 전문 3PL 업체 용마로지스는 지난해 국제복합운송에 진출했다. 재작년부터 준비해온 국제 영업팀을 상반기에 신설, 원자재 구매부터 수출입, 보관, 택배 등 원스탑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아직은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는 등 시작 단계지만, 동아제약 물량을 인/아웃 바운드하며 검증받은 능력을 고객사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국제 영업팀 금중식 팀장은 “기존 3PL 고객사를 대상으로 국제복합운송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는 용마로지스의 차세대 중추 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기존의 물류사업과 복합운송이 시너지 효과를 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 물류 분야 일류로 인정받아
국내 영업은 모회사인 동아제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 지난해 용마로지스의 처리 물량중 40%가 동아제약에서 나왔다.
3PL 사업부 박성호 팀장은 “동아제약에서 수입하는 의료기기와 판매하는 음료가 크게 늘어난 한해였다”고 밝혔다.
신규 화주로는 알로에 마임과 보스턴 사이언티픽을 유치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미국계 의료 회사 보스턴 사이언티픽이 한국내 물류 파트너로 용마로지스를 선택한 것이다. 박성호 팀장은 “메디컬 물류 분야에서 용마로지스가 일류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했다.
실제로 용마로지스는 복잡한 의약품들을 다뤄 오면서 세밀한 물류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상당히 축적했다. 다품종의 의약품을 그 특성에 따라 능숙하게 다루고 있으며, 심지어 의료용으로 필요한 향정신성 약품까지 관리 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박 팀장은 “용마로지스는 10년 이상의 고객사를 다수 보유하고, 재계약률도 높은 편”이라고설명했다.
안성센터 개장 따라 물량 30% 증가 예상
인프라 확대를 위해 지난해 안성물류센터 착공에 들어갔으며, 올해 7월 개장할 계획이다. 부지 1만 8,000여평에 2,500평 규모로 준공할 계획이다.
용마로지스가 안성물류센터에 거는 기대는 크다. 현재 고객사 물량이 늘어나면서 H/W 인프라를 풀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박성호 팀장은 “센터가 가동되면 전체 물량의 30% 정도를 신규 유치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센터 내부에는 300평 이상의 보세창고를 둔다. 국제물류를 위한 지원기지 역할도 병행하기 위함이다.
내부 장비는 다이후쿠사의 자동분류기를 30억원 정도에 도입했으며, 올해 초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소량 다품종의 복잡한 물류를 최대한 단순화하고, 리드타임을 단축하기 위해 자동분류기 부문에 특히 신경썼다”고 밝혔다.
센터는 장기적으로 영업 확대 추이에 따라 2차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IT 측면에서는 WMS와 연동할 TMS 연구가 한창이다. 본래 지난해 TMS를 완성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기업에 대한 벤치마킹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올해로 미뤄졌다. 특히 일본의 선진화된 구화구차 시스템을 집중 반영할 계획이다.
쎄덱스, '06년 모기업 물량 비중 20.3%
의류물류에 강점을 보이는 쎄덱스는 지난해 아디다스, 행텐, 리복(수배송 부문) 등의 신규 고객사를 유치했다.
현재 자사 물량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 나머지 40%는 주류(디아지오 코리아), 화장품(에이블씨엔씨, 노에비아, 한국폴라) 등 다수로 구성됐다.
모기업인 신세계 물량은 20.3% 정도를 기록했다. '05년 28%보다 7.7% 정도 줄어든 것. 쎄덱스 측은 신규 화주 유치가 활발한 만큼 모기업 물량 비중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쎄덱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은 쎄덱스의 여러 서비스 중 ‘건납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납사업은 의류나 잡화에 대한 태그, 라벨 부착 작업을 쎄덱스의 물류센터에서 수행해 신세계, 롯데, 현대 백화점 등에 직배송하는 서비스이다. 따라서 쎄덱스를 통해 매장에 물량을 납품하는 고객사는 자사 물류센터, 혹은 공장내 작업 중 상당량을 줄일 수 있는 것.
이는 재작년에 홈플러스를 대상으로 처음 시작했으며, 지난해 크게 확대했다.
마케팅 담당 한석호 과장은 “기존 건납 수행 업체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많이 보여, 쎄덱스로 물량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에 대한 색상, 디자인, 사이즈별 재고·단품 관리 능력도 탁월하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물량을 맡아오면서 구축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석호 과장은 “의류물류에 대한 작업자 지식과 노하우를 전산화시켜 생활용품까지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배송은 거의 당일로 실시하고 있다. 집하를 자정 이전에 끝내고, 익일 오전 9시 이전까지 배송하는 것. 여기에 최근 시작한 택배사업을 3PL에 접목해 배송시간을 더욱 단축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용인에 5,000평 규모 3PL 센터 개장 앞둬
인프라 투자로는 우선 기존의 단순 WMS를 업그레이드해 DAS나 DPS 등을 결합, 통제할 수 있게 했다. 또 단순 배차관리만 하던 TMS에 온도관리, 라우팅을 탑재해 WMS와 연동하게 했다.
물류센터는 100억원(부지매입 제외)을 투자해 연면적 5,000평의 3PL 전용센터를 기존 용인물류센터 옆에 건립, 조만간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기존 물류센터는 수배송 중심의 크로스도킹 방식이었지만 새로운 센터는 건납이나 단품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를 통해 올 하반기에 시작할 국제물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국제물류 사업은 이마트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농산물을 통관, 보관, 운송한다는 계획이며, 이마트 외에도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쎄덱스의 재무상태를 검토하고 있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쎄덱스는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에 대한 3PL도 검토했으나 중국정부의 규제가 심해 아직 시기상조라 판단했다. 만약 이 사업을 시작한다면 중국 기업과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솔CSN, 삼성전자 등 대기업 수주 활발
한솔CSN은 지난해 1월부터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삼성광주전자 물량을 수주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계약규모는 5년간 총 2,000억원이며, 본격적인 조달 및 사내외 물류를 2월부터 수행하고 있다. 또 같은 달 태평양 화장품의 온라인 쇼핑부문을 수주한데 이어, 5월에는 홈쇼핑 부문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한솔CSN 측은 이에 대해 “물류 전문회사보다 더 전문적으로 자가물류를 수행하는 태평양이 최초로 3PL 업체와 계약한 사례”라며 “한솔CSN이 보유한 물류수행 역량의 우수성이 입증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솔CSN은 이밖에도 만도, 코오롱, 삼성전기 등과 지난해 계약을 체결하는 등 어느 해보다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쳤다. 인프라는 광명역사와 부산신항 등에 국내 주요거점을 만든 바 있다.
아울러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국제표준규격인 ISO 9001/14001을 동시획득해 품질혁신 발판과 함께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지난해 성과중 하나다.
올해 매출 3,000억원 달성 목표
올해 한솔CSN은 전기전자, 도소매 유통, 자동차부품, 화학 등과 같이 지금까지 수행해온 시장에 주력하면서 신규로 식품유통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업체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영역을 더욱 확대해 Key Account를 집중 관리하는 한편 산업별로 전략적 고객을 집중 발굴하겠다”며 “3PL 전문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등지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이미 해외 신규사업을 위한 글로벌 비즈팀을 신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런 계획들의 탄력적 실천을 위해 신규 ‘Achieve 3-3-3’이란 신규 경영방침을 세웠다. 이는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목표 3자리 달성, 해외거점 3곳 마련을 의미한다.
참고로 한솔CSN은 '05년 매출 2,252억원, 영업이익 80억원, 당기순이익 134억원을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다음달에 공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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