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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 안전운임제서 ‘표준운임제’로 개편·화물차 번호판 장사 ‘지입제 폐지’
     
ㆍ게재년/월 2023/03
안전운임제서 ‘표준운임제’로 개편·화물차 번호판 장사 ‘지입제 폐지’
화물운송업계 ‘화주 입장 일방적 반영·화주 처벌조항 도입해야’ 강력 반발


정부가 화물운송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표준운임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계기로 기존 안전운임제 문제점, 지입제 폐단, 열악한 화물차주 여건 등 국내 화물운송산업이 지닌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방안에는 표준운임제 도입 외에, 운송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지입료 등만 수취하는 운송사인 지입전문회사를 퇴출시킨다는 내용도 담았다.
화물연대는 이같은 정책에 대해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방안은 대기업 화주의 입장만을 반영한 안전운임제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화물운송산업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회피하는 실효성 없는 미봉책이라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지입제를 포함한 화물운송시장의 병폐를 없애고 화물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할 방법이나 화물노동자 처우를 개선할 실효성 있는 방안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화물연대는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달 23일 개최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평가토론회에서 정부의 일방통행식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이 오히려 이해당사자간 이견을 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안전운임제는 45만 화물노동자들의 생존문제”라며, “안전운임제를 도입해 화물노동자들의 최소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입계약시 지입차주 명의로 차량 등록하도록 개선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은 ▲화물 운송산업 체질 개선 ▲화물차 안전운임제 근본적 개선 ▲화물차주 처우 개선 ▲화물차 교통안전 실질적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우선 화물차 운송시장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악습인 지입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운송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지입료 등만 수취하는 운송사인 지입전문회사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운송회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일감을 받지 못한 차주에게 개인운송사업자 허가를 내주고 물량을 제공하지 않은 운송사에 대해서는 감차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한 예외없이 모든 운송사가 일감을 제공하고 운송실적을 신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화물차주도 실적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 교차검증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운송 실적이 없거나 미미한 운송사에 대한 처분수준도 기존 사업정지에서 감차로 강화한다.
국토부는 지입차량 소유권 보호에도 나서기로 했다. 지금은 지입계약시 화물차를 운송사 명의로 등록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화물차 실소유자 명의로 등록하토록 개선한다. 이를 위반하면 감차 처분을 내린다.
지입계약이 종료된 후에 명의를 다시 이전받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운송사의 갑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입회사가 번호판 사용료를 화물차 기사에게 돌려주지 않거나 차량 교체 동의 비용으로 700만∼800만원을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하면 역시 감차 처분을 받도록 한다.
번호판 사용료 수취와 같은 부당금전 요구행위는 전면 금지된다. 운송사의 부당행위 근절을 위해 불공정 계약사례를 구체화해 계약무효는 물론 감차 등 행정처분도 내린다.
또한 화물차주들이 불법 위수탁 계약이나 부당 운임 지급 등의 불공정행위를 언제든 신고할 수 있도록, 관련 신고·조사를 전담하는 공정계약 신고센터도 설치한다.
운송사가 차량 및 운전자를 직접 관리하는 직영차량에 대해서는 차종에 관계없이 신규 증차를 허용하고, 직영 비율이 높은 운송사는 물류단지 우선 입주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대·폐차시 차종·톤급별 교체범위 제한을 현재 5톤에서 10~16톤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해 시장 수요변화에 맞는 탄력적인 차량공급을 유도한다. 아울러 시행 20년차를 맞은 수급조절제도 현재 화물차 수급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개선방안을 검토한다.

표준운임제 3년 일몰제로 도입
특히 국토부는 기존의 안전운임제를 명칭부터 내용까지 전면 개편한 ‘표준운임제’를 도입한다.
새로 도입하는 표준운임제는 운송사가 화물차 기사에게 주는 운임은 강제하되, 화주와 운송사간 운임에는 강제성을 두지 않고 매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기존 안전운임제의 경우 정해진 운임을 지키지 않은 화주에 대해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할 수 있었지만, 표준운임제에서는 이 조항이 빠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기존 안전운임제가 화주까지 운임계약을 규율함에 따라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유발했던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운송사에게 지급하는 의무가 폐지돼도, 운송사는 차주에게 표준운임 이상을 지급해야 하므로 차주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운송사에 대해서도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명령부터 내린 뒤 과태료를 100만원, 200만원으로 점차 올려 부과하는 식으로 처벌을 완화한다.
또한 표준운임제를 적용받는 차주의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표준운임제는 기존 안전운임제와 동일하게 시멘트·컨테이너 품목에 한해 2025년 연말까지 3년 동안 일몰제로 도입하고, 성과를 분석한뒤 지속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안전운임제가 운송사와 차주에게 유리하게 산정됐다고 판단, 표준운임을 정하는 운임위원회 구성과 운임 원가 구성 항목도 개편하기로 했다. 운송사와 차주는 이해관계가 유사하므로 기존 운임위원회는 화주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는 공익위원 4명 이외에 화주와 운송사, 차주가 각각 3명씩 같은 수로 구성해 운임을 결정했으나, 앞으로는 화주는 그대로 3명인 반면 운송사와 차주가 각각 2명으로 줄어들고 공익위원이 6명으로 늘어난다.
국토부는 “화물연대 조합비, 휴대전화 요금, 세차비 등이 원가 구성 항목에 포함돼 논란이 많았던 만큼 항목을 사전에 규정하고 운임위원회에서는 항목별 원가 산정 논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운임 연동 위한 표준계약서 도입
유가 변동에 취약한 화물차주의 소득 불확실성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운임-유가 연동제’를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이나 장기 운송계약시 유류비 변동에 따른 운임 조정 사항이 내용에 포함된다.
다단계 거래, 정보 비대칭 등에 따른 화물차주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운수사가 화물차주에게 화주 운임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거래 이력을 투명화한다. 
현재 자유업으로 시행중인 화물정보망(화물중개플랫폼)도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등록제로 개편을 추진, 다단계 불법 재주선이나 과도한 운임 후려치기 등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화물차 휴게소 및 차고지에 대한 설치기준을 완화해 투자를 유도하고, 고속도로·국도에 화물차 졸음쉼터도 설계에 반영해 차주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판스프링 사고발생시 5년 이하 징역
화물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현재 위험물 운송차량 등에 적용되는 정기적 운행기록장치(DTG) 제출 의무를 25톤 이상 대형 화물차와 대형 트랙터에도 부여한다.
DTG를 통해 화물차 기사가 매 2시간마다 15분 휴식하는 휴식 시간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고, 준수하지 않으면 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린다. 급가속·급정거 등 위험 운전자에 대해서는 안전운전 컨설팅도 추진한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의 됐던 판스프링 등 화물 고정장치 낙하사고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판스프링을 불법 개조하면 사업허가·자격을 취소하고, 상해·사망사고가 났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과적에 대한 제재도 기존 차주 위주의 책임에서 과적을 요구한 화주·운송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화주·운송사 책임이 명확한 경우 차주 책임을 경감한다.
아울러 국토부 산하 국토관리청이 화물차 불법 개조, 밤샘 주차 등도 단속할 수 있도록 단속범위를 확대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각 국토관리청에 기동단속반을 구성·운영한다.
국토부는 표준운임제 도입, 지입제 폐지 방안 등을 반영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토부 원희룡 장관은 “그동안 뿌리 깊게 유지됐던 화물운송산업의 불합리한 관행 및 악습을 과감하게 철폐하겠다”며, “특히 차주에게 일감은 주지 않고 차주로부터 수취하는 지입료에만 의존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지입전문회사는 적극 퇴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입제 개선과 더불어 운임-유가 연동형 표준계약서 등을 통해 열악한 임금 수준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협 ‘OECD 국가중 화물 운송 요금 강제 없어’
이같은 정부 방안에 대해 이해당사자간 의견은 엇갈렸다.
화주를 대표하는 무역협회는 “OECD 38개국중 화물 운송 운임을 강제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화주를 처벌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는 없다”며, “표준운임제 도입이 필요하다면 권고사항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통합물류협회 컨테이너운송위원회는 “화물운송시장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화주의 책임과 의무를 삭제하면 표준운임제는 반쪽짜리 운임제도로 전락할 것”이며, “반쪽짜리 운임제도는 운수사와 차주 모두를 파멸시키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역시 원희룡 장관이 지난해 11월 25일 발표한 “안전운송운임과 화주 처벌조항 삭제는 앞으로도 전혀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반대되는, 안전운임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무역협회는 안전운임제 폐지를 찬성하고 나섰다.
화물운임을 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계약 체결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 등 기본권의 제한 또는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자유로운 경쟁과 계약을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 질서를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화물차 허가제와 수급 조절제를 통해 화물차의 신규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차주들의 독점적 지위와 일정 소득수준을 보장하고 있어, 차주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화물 운송시장의 과도기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약 표준운임제 도입이 필요하다면 단순히 시장에 권고를 하는 수준으로 도입돼야 하며, 화물차 총량 제한과 지입제에 따른 국내 화물 운송시장의 고질적인 다단계 위수탁 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통물협 ‘화주 처벌조항 없는 표준운임제 반쪽짜리 운임 제도’
통합물류협회는 국내 화물운송시장은 OECD 회원국중 유일하게 화물차 기사들이 대부분 자영업자인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화물운송시장의 거래구조는 화주-운송사-차주의 3단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국내 화물운송 정책 수립에 해외 사례를 참고하는 것을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물운임제 실시 이후 지난 3년 동안 화주사와 운송사 모두 안전운임을 준수한 것은 위반시 화주와 운송사 모두에게 처벌조항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표준운임제가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화주처벌조항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운송사의 운임은 권고하고 차주의 운임은 강제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운송사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차주에게 지급하는 위탁운임은 운송사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업비밀이며, 안전운임제도 상에서 영업비밀이 노출된 운송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운송운임과 화주처벌조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상화방안처럼 화주의 운송운임 지급의무는 삭제되고 운송사의 위탁운임 지급의무는 유지된다면, 필연적으로 영업비밀이 노출된 운송사는 사업성 악화로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이며 이는 국가 물류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주산업인 화물운송시장에서 표준운임제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화주에게 가격 결정권을 돌려주면서, 협상 열위에 있는 온송사들에게는 국가에서 정한 가격을 강제하는 하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없는 화물노동자 처우개선 불가능’
화물연대는 정부가 제시한 방안에는 화물노동자의 ‘저운임으로 인한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대한 어떤 대안도 부재하다며, 화물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입찰제 도입으로 운송료를 깎으면서 화물운송의 책임과 비용을 화물노동자에게 전가시켜 온 화주의 책임을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지입제와 관련해 화물연대는 정부 방안이 어떻게 지입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현재까지 시행중인 제도를 일부 개선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를 집행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역시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정상화방안에 포함된 ‘수급조절제 등 공급규제 혁파’는 사실상 증차의 효과로 나타나 화물운송시장내 경쟁을 강화하고 운임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특히 직영차량에 대해 차종과 관계없이 신규증차를 허용하는 안은 편법적인 운영을 통해 불법도급 형태로 변경되는 등 사실상 직영이 아닌 증차로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화물연대는 내다봤다. 
표준운임제에 대해서는 화주의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화주의 책임만 삭제하는 것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화주 봐주기’에 나선 것이라는 것이 화물연대 입장이다.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된 화물운송시장의 특성상 물량을 위탁하고 운임을 결정하는 화주에 대한 강제성 없이는 화물노동자에 대한 적정 운임을 보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송사는 화주와 계약한 운임을 바탕으로 화물노동자에게 운임을 지급하기 때문에 화주자본이 안전운임 이상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화물노동자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시장에서 운송사와 차주간 불필요한 갈등이 양산될 것이라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또한 운임위원회 구성 변경은 운임 결정 과정에서 화물노동자의 목소리 삭제하는 개악안이라고 화물연대는 지적했다. 특히 공익위원이 6명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와 실제 현장에서의 운행형태·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전문가가 절반을 차지하게 되므로 운임 산정 과정에서 현장의 실태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우려가 크며, ‘화물운송시장내 이해관계자 의견을 조율’하던 위원회의 역할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시장의 3주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위해 기존대로 운임위 구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스프링 문제 역시 근본적 원인은 화주가 비용절감을 위해 화물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는데 있다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따라서 상하차,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제품의 포장 등 화물운송과정 전반에서 화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과적에 대한 화주·운수사 책임 역시 ‘과적을 명시적으로 지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저운임·톤당운임체계 등으로 과적을 조장하고 간접적으로 강요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방안 역시 마련돼야 한다고 화물연대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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