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물류 / 독점·무자료거래 등 음반유통 구조모순 심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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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점·무자료거래 등음반유통 구조모순 심각 도·소매상 참여저조로 KRCnet 정보화·공동화 사업 '표류' 글 : 송세라 기자 음반업계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무료 음악파일 제공사이트를 둘러싼 저작권 논쟁부터 불법복제, 연예기획사와 언론매체간 유착까지, 음반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국내음반시장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국내 음반시장은 2년 연속 큰 감소세를 보여 2000년 음반 매출액은 4,104억원, 2001년 3,733억원을 기록했으며, 2002년은 2,8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25% 하락했다. 이는 GDP 성장률에 따른 음반매체에 대한 소비지출의 감소, 편집음반 열기, 인터넷을 통한 MP3 등 디지털매체의 확산, 불법음반 복제의 시장잠식, 마케팅 비용 등 부대비용의 증가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이처럼 바깥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보다 더 큰 음반시장의 문제점은 바로 보이지 않는 비근대적인 유통구조이다. 현재 국내의 음반유통은 소수의 도매상이 장악하고 있어 독점적·비공개적인 시장구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산화 수준이 낮아 음반의 판매와 배급물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부족하고 무자료거래가 관행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박준흠 대중음악 평론가는 “현재의 음반유통구조는 소비자가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음악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통시스템의 각종 비리, 독점, 불평등 구조가 개선돼 시장 전체가 투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나라·IKPOP, 음반유통 80% 독점 국내 음반유통은 다단계 구조로 되어 있다. 음반의 95% 이상이 음반기획사, 음반사, 도매상, 소매상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지방의 경우는 도매상과 소매상 사이에 중간도매상을 한번 더 거치게 된다. 현재 도매상은 전국에 약 20여개, 소매상은 약 1,500여개가 있으며, 대표적인 도매상인 신나라와 IKPOP 두 회사가 전국 음반유통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음반유통이 소수의 도매상에게 집중되다 보니 각종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온갖 부작용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도매상은 장사가 되는 인기장르의 음반만을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에 음반제작사는 인기장르의 음반만을 만들게 돼, 소비자는 다양한 음반 선택 기회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도매상이 제작사에 상품대금을 지불하면서 음성적으로 10~20% 정도의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등 일방적인 결제방식을 강요하고 있다. 아울러 제작사에서 제작된 월 20여종의 신상품 중 5종 이내만 소매상에게 배달되고 나머지는 도매상의 창고에 있다고 제작사로 전량 반품되고 있다. 특히 IKPOP은 국내 음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SM엔터테인먼트, 대영AV, YBM서울음반, 동아뮤직, 신촌뮤직 등 8개 음반사들이 자본금의 10%씩을 투자해 만든 회사로, 다른 유통망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다 작년 7월 공정위에게 적발돼 약 1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들 8개 음반사의 매출액은 1,086억원선으로, 이는 국내 음반유통구조가 독점과 불평등한 구조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 도매상은 선급금을 음반사에 지불하고 음반을 가져오기 때문에 주문을 할 때 상당한 부담을 가지게 되므로 모든 음반 타이틀을 충분한 수량으로 구비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소매상들은 음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여러 도매상들과 거래를 하게 된다. 이러한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로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고 물류비가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는 형편이다. 무자료 거래 관행 음반 유통의 투명성 문제도 음악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음반의 판매와 배급물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부족하다. 이는 음반판매량 집계가 주로 전화나 팩스 등을 이용한 업계 종사자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과 수요 통계자료의 비정확성으로 과잉생산에 따라 재고량이 증가하거나 판매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매출자료가 노출되어 세액이 드러나는 것을 염려한 무자료거래가 관행화되어 있다. 음반 도매상들은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고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소매상별로 탄력적으로 원래의 도매가에서 할인해주는 일명 Back DC로 납품하고 있다. 이는 가게별 소매매출규모를 보면서 등급을 매기고 최고 18%에서 최저 5%까지 차등적용하면서 할인을 해주는 도매상 영업 방법중 하나이다. 음반 소매상 역시 세액을 줄이고 복수의 도매상과 원활한 거래를 유지하며, 음반반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음반납품가 및 납품처의 노출을 꺼리고 있다. 이처럼 음반시장은 투명성이 낮기 때문에 외부의 투자자도 음반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처럼 대중음악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자본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국내 음악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가 펀드운용의 공개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악엔터테인먼트 펀드는 문화부(50억원), 무한기술투자(40억원), 로커스홀딩스(25억원) 등이 출자해 만든 음악최초의 민관합동 펀드로 음반 프로젝트, 공연 및 이벤트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타 문화산업과 달리 음반분야는 가수를 양성하는 기획사조차 소속가수를 비밀에 붙이는 경우가 많고 유통구조가 불투명해 펀드운용 상황을 공개하는 것이 어려워 결국 무산됐다. 음반소매 조세부가율 40% 이러한 투명성의 문제는 음반소매 조세부가율(매입을 기준으로 매출액을 추정하는 기준)이 높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현재 음반은 문화상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음반에 책정되는 부가율이 전국평균 40%에 달한다. 업계통용 평균마진이 50%에 달하는 액세서리의 부가율이 28.8%이고 평균마진이 40%인 패스트푸드가 9.4%인 것에 비교하면, 유통마진이 18%에 불과한 음반의 부가율이 40%인 것은 타업태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높은 부가율 때문에 오히려 음반 소매상이 세무자료를 누락시키고 무자료 거래를 하고 있다며, 일본처럼 음반을 사치품이 아닌 문화상품으로 분류하고 부가세를 도서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정부가 인정하거나 추천하는 전산망에 의해 과세자료가 투명하게 노출되어야 세제, 세장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음반의 부가가치율이 높은 이유는 음반 매출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 소득표준율에 맞춰 매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음반유통에 SCM 개념 도입 이러한 전근대식 유통구조와 무자료 거래 등 상호 유기적인 악순환의 고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의 음반유통시장과 달리, 미국이나 일본은 일찍부터 체계화된 음반유통 및 정보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미국은 음반유통에 SCM 개념이 도입되어 물류정보네트워크가 잘 발달돼 있다. 즉 전문유통기술과 정보시스템을 도입해, 신속 정확한 판매정보를 기초로 합리적인 생산 및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제작사는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음반의 포장에 국제표준 바코드를 부착하며, 음반 체인점 및 소매점에서는 EDI로 수발주 업무를 처리하고 POS시스템을 통해 유통전문업체에 판매 및 재고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제작사는 소매점의 POS시스템으로 자동집계된 음반 판매정보를 음반 마케팅전략에 활용하며, 소매점은 소비자 음반 판매정보인 빌보드 차트를 구매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한다. 유통전문 위탁회사인 ‘Distributor’는 제작사로부터 공급받은 음반을 소매점에 직접 보급하거나 타워레코드, HMV, 버진메가스토어 등 대형 음반유통회사와 계약을 맺고 그들의 유통망으로 제작사와 소매점 사이의 정확한 거래정보를 공유하면서 음반을 유통시킨다. 예를 들면 소니뮤직의 경우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이고, ‘소니뮤직 인터내셔널’이 전세계 소니뮤직의 음반유통을 관리하는 ‘Distributor’이다. Distributor 산하에는 유럽, 아시아, 라틴 지부가 있고, 하위에 각국의 자회사들이 있어 계층적인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 음반물류 전문업체 운영 일본의 음반유통은 크게 메이커 특약점(43%)과 도매상(51%) 및 특판(6%) 등 3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메이커 특약점은 메이커와 직접 유통계약을 맺어 음반을 유통시키기 때문에 메이커에 주문한 음반은 바로 다음날 입고된다. 星光堂과 같은 대형 도매상은 메이커로부터 음반을 받아 소매상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소매점이 음반을 주문하면 도매상은 그 음반이 재고가 있는 경우에는 바로 다음날,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메이커에 주문하여 4일 이내에 소매점에 전달한다. 기타 특판은 통신판매, 방문판매, 업무용판매회사 등을 통한 유통망을 말한다. 90년대 이후에는 60% 였던 특약점의 비율이 43%로 감소하면서 도매점의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거래단위가 소규모인 음반소매점의 경우, 음반회사가 직접 각각의 소매점과 거래하지 않고 이를 대행하는 도매점에게 맡기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거리가 먼 소매점과 음반메이커사가 직접 거래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매상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게 돼, 지역마다 대형 도매상들이 발달했다. 일본은 도매상과 별도로 물류회사가 존재한다. 현재와 같이 음반배달납기가 1일로 단축된 것도, 메이커들의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한 우수한 생산계획시스템과 함께, 생산된 음반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류회사의 획기적인 물류시스템 때문이다. 75년 CBS소니와 워너파이오니아 양사는 공동출자해 재팬레코드배송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공동창고를 가지고 레코드점으로부터의 수주와 수주품의 출하, 재고관리 등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후에 EPIC소니, 포니캐년, 포라이프, 동지EMI 등이 이에 참여해 84년에 회사이름을 JDS(Japan Distribution System)으로 개칭했다. 한편 77년에는 일본빅터 주도하에 빅터와 테이치크, RVC, 트리오 4사가 제2의 물류협업을 이끌어내어 이듬해 일본레코드센터주식회사(NRC)가 설립됐으며, 이후 東寶레코드, SMS, 킹, 일본포노그람 등이 참여하게 됐다. 일본은 이와 같이 2개의 물류회사 출현으로 컴퓨터 도입, 시스템 개선 등이 앞당겨져 지난 20년간 유통시스템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즉 음반물류의 특징인 다품종, 소량, 다빈도의 수주 배송서비스가 전국에 설치한 3,000여 곳의 각종 터미널과 수집처리정보 시스템, 600대에 가까운 차량, 약 2만평이 넘는 스페이스 등의 효과적 활용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메이커 입장에서는 창고보유, 재고관리, 수발주업무, 배송작업 등이 필요없게 돼 인건비, 창고유지비, 재고비용, 운송비용, 통신비 등이 크게 절감되는 효과를 보게 됐다. 정보화·공동물류 목표 KRCnet 탄생 국내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한없이 열악한 음반산업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98년 정부가 직접 나섰다. 정부는 음반유통 무자료 거래와 불법복제음반, 전근대적인 유통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음반산업을 세계 10대 강국으로 도약케 한다는 청사진 아래 문화산업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의거하여 지난 2000년 한국음반제작업협동조합과 한국음반유통업협회의 공동 출자로 정보화와 공동물류를 목표로 하는 KRCnet(Korea Record Center Network)이 설립됐다. 이때 정부는 특별지원금으로 문화산업진흥기금 258억원을 융자한 것은 물론 KRCnet이 개발한 전산망을 표준으로 고시하고 사용업주에게는 세제혜택과 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RCnet은 50억원을 들여 표준바코드 도입과 POS 시스템 구축으로 도소매점의 판매 데이터 수집 및 집계, 통계분석, 온라인 수발주 작업 등을 전산화해 음반제작, 유통, 물류 및 음반판매 등에 대한 통계를 집계하기 위한 전산망을 개발했다. KRCnet 측은 이러한 전산망 구축으로 제작사는 정확한 데이터에 의한 적정량의 제품을 양산하므로 재고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유통업체는 지나친 재고를 보유하지 않아도 돼 매장관리가 용이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무자료 거래관행’이 음반에 부과된 세금을 인하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만큼 전산화된 데이터로 정확한 과세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RCnet은 정보화와 함께 공동물류센터도 건립해 중복물류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로 개선하고자 했다. 전문 공동물류회사에 물류를 위탁해 대행시킴으로써 물류비와 인건비를 절감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물류비 상승요인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음반유통물류 개선의지와 KRCnet의 사업에도 불구하고 기존 도매상과 음반사들의 참여부진으로 사업은 유보상태에 있다. 국내 음반유통을 양분하고 있는 신나라와 IKPOP이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POS 구축에 대해서도 소매상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KRCnet 사업 ‘지지부진’ 따라서 여전히 국내음반유통 업계의 전산화 수준은 매우 낮아, 음반업체 중 EAN코드에 등록한 업체의 비율은 제작사 36.9%, 유통업체 29.8%에 불과해 대부분 매장에서 자체코드를 수작업으로 마킹하고 있으며, EAN코드 미부착 품목이 매장당 평균 30%에 이르고 있다. POS를 활용하는 음반매장도 전체매장의 4% 내외이며 주 활용분야도 단순판매 및 재고관리에 국한되어 있는 형편이다. 이에 IKPOP은 KRCnet의 전산망과는 별도로 내부적으로 주문·배송·재고 등의 업무를 전산화하기 위한 ERP 시스템을 구축중에 있다. 전문가들 역시 KRCnet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이다. KRCnet은 도매상들을 하나로 통합해 음반을 독점 유통하겠다는 발상이라며, KRCnet의 모델이 된 NRC는 물류회사이지 도매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화연대 이동연 사무차장은 “KRCnet이 또하나의 도매상으로 전락해 물류현대화와 통합전산망 구축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국고지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RCnet은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광식 상무는 “지난 3년동안 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작년 12월에는 250억 매출을 올리는 3위 그룹의 도매상 탑뮤직을 인수했으며 문화부와 보조금 지원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상의 저조한 참여에 대해서도 “IKPOP과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어려운 음반시장과 공동물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므로, 음악밸리가 가시화되면 업무제휴 등으로 공동보조를 맞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RCnet은 건교부가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해 광명시 일대 70만평을 역세권 개발을 위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함에 따라, 물류·유통·공공시설 12만평 부지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등 음악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월간 물류매거진(www.ulogistic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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