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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농산물유통에 관여
"유니트로드에 의한 출하체계가 정책과제"
 지난 3월 15일 취임한 전제영 농수산물유통공사 물류개선팀장을 만나봤다.
전 팀장은 공사와 농협, 그리고 물류팀의 성격에 대해, “정책과제에 따라 공사와 농협이 수행하는 부분을 달리하고 있다”며 “농협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수행하는데 비해, 공사는 농정을 뒷받침하는 시책과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이에 따른 조사 연구 등의 행정기능은 공사몫이고, 물류개선팀의 업무는 공사의 이같은 업무 가운데 물류에 관련된 정책적 보조 기능으로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 계몽활동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 팀장의 역할은 정부, 즉 농림부 입장에서 농수산물의 물류개선에 관한 사항을 조사, 기획,입안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소속은 달라도 해당부처를 둘러볼 수는 있는 것이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2주전에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양재동 농협물류센터를 돌아본 이야기부터 꺼냈다.
전 팀장이 현지 조사에 나서는 시간은 주로 저녁시간대.
그는 직접 찍었다는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왜 사진을 저녁에 찍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자의 경우 지금이 출하시기인데, 산지에서 박스포장작업을 마치고 밤 11시에 실시되는 경매시간에 맞추려 올라온 차량들을 찍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답한다.
그에 따르면, 저장품의 경우 선별 포장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밭에서 수확하면서 경매시간에 맞추려고 작업하는 박스포장의 경우는, 작업시간이 촉박하여 엄정한 선별포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고, 그간의 포장관행인 배부른 포장이 심리적으로 양이 많아 보이는 점이 있어 중도매인이나 소매상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지 포장상태 일정치 않아
따라서 파렛트단위의 상하차나 수송이 어려워 경매가 끝날 때까지 하차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고, 이에 따른 수송비도 자연히 상승해 산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가락동시장의 경우, 산지 출하시 파렛트상차는 극히 드물고, 양파 처럼 일부에 한해 망포장 상태로 파렛트에 상차되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한 파렛트단위로 경매를 하려면 산지에서부터 파렛트화해야 하는데, 엽채류나 과채류 등 개인단위 출하량은 파렛트 적재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주협동조합에서 출하하는 참외의 가락동행 5톤 트럭 전표를 보니 하주가 3명인데 15kg들이 상자를 갯수에 따라 16회까지 경매를 실시하고 있어 파렛트상차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파렛트단위 화물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봤을 때, 5톤 파렛트단위 차량의 경우, 하역에 걸리는 시간은 지게차 인력 한 사람으로 18분이 걸리는 반면, 비파렛트 차량은 5명을 투입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의 하역노조에 의한 수작업 하역은 경비와 효율면에서 물류개선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 팀장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은 시장 사정을 예외로 하더라도, “아직까지 산지에 노령인력이 남아 있어 그나마 가능한데, 앞으로 지금의 인력이 사라지고 나면 자동화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지난 95년부터 농산물유통개혁의 일환으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팀장은 “정부지원으로 작년말 준공한 전남 무안의 산지유통센터에서는 그 지역에서 생산된 양파를 취합하여 선별, 20㎏ 단위로 망포장하여 파렛트에 상차, 도매시장에 납품하면 산지 센터가 나중에 대금지불까지 맡아서 해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산지에서 파렛트 단위로 상차하면 산지에서나 시장에서 상하차 및 대기시간을 줄여 수송비의 할인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 팀장은 “벌크상태 화물의 포장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유니트로드시스템에 의한 출하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적 과제이며 이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농민이나 시장관계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교육,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125개 품목 출하규격 재정비
전 팀장에 따르면 공사의 물류개선업무는 지난 96년 시작됐다.
당시 농림부 주관으로 산하의 표준출하규격 제정고시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팀을 구성, 기존에 제정된 것을 재정비했다고 한다.
공사에서는 농림부의 지원으로 작년까지 무 배추나 수박 등 벌크품목을 제외한 박스포장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1백25개 품목의 재정비를 마쳤다.
또한 올해에는 정비된 표준규격의 확산에 중점을 두고 물류부문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전 팀장은 또 “그동안 산지 저온창고에 대한 물류진단을 실시해 봤는데, 기존 시설의 출입문은 지게차의 출입이 불가능한 것이 많아 정부지원으로 개선시키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10개 품목에 이어 5개 품목의 표준출하규격에 대해 농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원색화보 40만부를 제작,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류팀에서는 이밖에도 매년 2개 품목을 지정, 수확에서 출하에 이르기까지 물류관리 가이드북을 제작, 농협과 영농법인에 제공함과 아울러 물류관리에 따른 장점 등을 지도하고 있다.
공사에서는 현재 전국의 1백32개 산지 농산물유통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물류팀에서는 규모나 운영방법이 크게 다른 이들 센터 가운데 선도적인 센터의 물류관리체계를 벤치마킹해 동일품목의 다른 센터와 검증, 검토해 보는 회의를 조사 진행중이라고 한다.
전 팀장은 “벤치마킹 대상중에 한 곳이 전남 무안의 풀빛영농조합인데, 이곳을 포함 4개 사업장의 물류관리시스템을 상호조사, 어느 부분이 효과적인지 비교해 보면 장단점이 노출될 것이고, 여기에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각자의 사정에 맞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등을 토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 팀장은 이어 “물류는 어느 한 부분만 앞서 나가도 안된다”며 “표준화만 해도 파렛트나 포장, 적재함, 지게차 등이 서로 연계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이점에서 산지와 소비자, 중매인 등의 지도계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8년 공사에 입사, 85년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유통부에 발을 디딘후 물류와 연을 맺은 전 팀장은 물류개선팀이 발족하기전에 유통기획부문에서 신규업무과제를 수행해 왔다.
그는 그동안 유통개선업무를 수행하면서 2차례에 걸쳐 장관표창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산지유통개선 시책추진과 관련하여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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