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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 안희만 이사 삼성테스코 SCM 부문장
     
admin
ㆍ게재년/월 2004/06
RFID는 SCM 숙제이자 기회, 기업성패 가르는 '화두'
올해 1천억 들여 시스템 바꾸고, 프로세스 재정비 계획
육사, 영국서 법학석사 마치고 감사팀장 역임한 '고독한 카리스마'


글 : 오민택 차장


 “전세계 어느 누구도 RFID 이용에 따른 ROI를 작성하거나 공개한 적이 없을 겁니다. RFID는 PLUG & PLAY가 아니기 때문에 구축비용이 엄청납니다. 특히 1대1이 아닌 천 몇백개사와 거래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비용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건지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경제적으로 설치하고 이윤을 창출해 내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되리라 봅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이자 할인점의 SCM 능력을 체크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삼성테스코의 SCM부문장인 안희만 이사의 요즘 고민이다.
안 이사는 지난해 9월 SCM부문장이 된 이후 올 들어 2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바코드표준회의, 4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ECR 아시아이사회, 5월에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GS1총회 등에 참석하면서 우리나라의 준비부족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늦었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이 RFID 칩을 생산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이승한 사장과 함께 GS1총회에 다녀온 안 이사를 만나, 총회 참석 소감, 지난 4월 27일 치른 RFID 시범사업 시연회, 경남 함안의 저온물류센터 구축 등 올해 SCM부문에서 계획하고 있는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안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GS1총회에 다녀오셨는데, 많은 소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땠습니까?

GS1총회는 유럽과 미국, 양대륙의 제조와 유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EAN과 UCC가 각각의 총회를 통합하자는 결론에 따라 120개국에서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GS1 발족에 따라, 이제는 GLN이나 GTIN 같은 제조업체 정보와 상품정보가 EPC, RFID 같은 GDS(Global Data Synchronization)로 통합될텐데, 그렇게 되면 상품소싱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이승한 사장이 GS1 부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우리나라가 2007년 총회 개최지로 결정됐는데, 큰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회장이 나왔다는 건, 미국이나 유럽이 세계 GDP의 21%를 차지하는 한중일의 비중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얘기이고, 이는 곧 향후 세계표준의 EPC 기준을 마련하는데 우리나라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장 개인적으로는 국제적인 감각을 지녔고, 영어 구사가 가능한 점도 부회장 선출에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선물은 2005년 남아공, 2006년 몰타에 이어 2007년 총회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결정됐는데, 2007년이면 우리가 EPC나 e카탈로그 등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제조 유통업체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는 자국의 경제계를 주도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상당합니다. 작년에 서울에서 개최된 ECR총회 때도 팀스모크 회장 등이 참석해서 놀라움을 표시한 적이 있습니다.

GS1코리아(전 유통정보센터) 박용성 이사장이 주제강연을 했는데, 반응은 어땠나요?

기존의 바코드와 e카탈로그, EPC 등에 대해 얘기했는데, 세션 전에 개최국인 태국이 바코드와 SCM 성공사례를 발표한 것이 우리와 비교돼서인지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물론, 전날 저녁에 25명의 이사진들과 식사를 하면서 사전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이해가 빨랐을 수도 있구요.

SCM부문장이 된 이후 국제행사에 계속 참가하고 계신데, 분위기가 어떤가요?

지난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바코드표준기관회의의 핵심의제는 GS1으로의 통합과 기존의 e마켓플레이스, e카탈로그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작업이었지만, 82개국에서 온 300여 참석자들의 내심은 RFID에 대한 정보교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4월에 베이징에서 열린 ECR 아시아이사회에서도 우리의 RFID 시범사업을 소개했는데, 여러 나라에서 시범사업 현장을 방문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계속된 걸 보면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우리보다 못한 여러 나라들도 관심을 갖고 열성을 보이고 있는데, 우린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제적인 행사에는 너무 소홀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2월 벨기에에서 열린 회의에 한국인은 제가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적인 흐름이나 표준에서 우리가 뒤지고 있는데, 이번 GS1총회에서 유럽의 한 CEO가 “한국의 선두기업이 1∼2센트 짜리 칩을 만들면 밀어주겠다”면서 “세계적인 IT강국인 한국이 못할 게 뭐냐”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지면을 통해 RFID 관련장비를 만들자고 주장한 적이 있구요. 외국에선 우릴 이렇게 보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수요가 적다’ ‘선행투자에 위험이 따른다’는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과거 CDMA 개발 때도 우린 ‘리스크 때문에 어느 정도 사업이 가시화되면 그때 가서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로열티로 다 뺏기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걸 보면 참 답답합니다.

지난 4월 27일에 RFID 시범사업에 대한 시연회가 있었는데, 개선사항들이 나왔다지요?

이번 시범사업은 910∼914㎒의 국내 RFID 주파수대역에 맞춘 장비를 적용했다는 점과 국제규격에 따른 세계최초의 EPC네트워크 구축 및 활용 테스트라는 점, 그리고 국내 유통물류분야에서는 RFID에 대한 최초의 현장적용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저희 제조유통부문 시범사업에서는 원래 파렛트 단위에 적용키로 했는데, 이왕 하는 김에 박스단위까지 하자고 해서 유한킴벌리와 동서식품의 각 3개 품목, 2만개의 박스를 2,000개의 파렛트에 태워 공장에서 물류센터, 매장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EPC 글로벌의 국제표준에 의해서 상품정보를 공유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5월 24일부터는 실제 점포까지 시연해 볼 계획입니다. 나중에 잘 되면 공개 프리젠테이션도 가능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 전에 교수, 평가단, 기술자문단에 보고도 해야 하고요. 결국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걸림돌을 제거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겠지요. 전세계 어느 누구도 아직 RFID 이용에 따른 ROI 등을 공개한 적이 없을 겁니다. 가장 경제적으로 설치하고 이윤을 창출해 내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봅니다. RFID는 할인점의 SCM 능력을 체크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실무 입장에서는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거냐, 가령 10만개의 SKU별 Self Checkout 등의 작업을 사내 어느 부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적용시 비용을 누가 부담할 건지, 월마트가 내년부터 상위 120개 업체에 RFID 태그의 파렛트 부착을 의무화한다는데, 그 비용을 제조업체가 델 건지, 유통업체가 델 건지, 아니면 파렛트업체가 델 건지 의문입니다. RFID는 PLUG & PLAY가 아니기 때문에 구축비용이 엄청납니다. 특히 유통업체는 천 몇백개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데, 비용구조를 어떻게 갖고 갈 건지, 비용문제는 국가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꾸려갈 건지, 어떤 정보를 어디에 담았다가 어떻게 활용할 건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리콜이 발생했을 때 제품이 센터에 있는지, 매장에 있는지, 판매됐는지에 따라 회수방법도 다릅니다.

전파간섭 등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기술적인 문제들은 어떤가요?

지난 번 시연회에서 산자부 당국자도 그런 문제점을 확인했습니다. EPC글로벌에 맞춘 세계적인 표준을 사용했음에도, 메탈이나 액체제품에서는 전파간섭 때문에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했는데, 이는 기계적인 문제입니다.
유럽에서는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올해 SCM부문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것들인가요?

SCM은 결품과 과다재고 방지, 서비스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특히 유통과정에서의 품질을 보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SCM에서는 기본적으로 이런 비즈니스 프로세스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스템 또한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400억을 들여 시스템을 리텍으로 변경합니다. 단품관리나 자동발주 등 SCM과 관련된 프로세스가 다 바뀌었습니다. 시스템 세팅과 최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획이나 개발, 운영, 목천 물류센터, 함안 프로젝트팀 등 물류와 관련된 5개 팀 2개 센터가 새 시스템 적응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SCM을 위해서는 표준화작업도 중요합니다. 프로세스와 집기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프로세스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기 표준화에서는 박스 크기나 입수단위, 롤케이지 도입, MU(Merchandisable Units)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집기 부분은 사실 국가에서 신경 쓸 부분 아닌가요? 우린 트럭 사이즈도 제각각인데, 제가 영국에 갔을 때 공항에서 M21도로를 달리는데 3차로에 똑같은 11톤 로리 차량이 끝없이 줄지어 달리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선진국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구요. SCM은 국가 전체의 물류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트럭 적재함 크기 등을 표준화시키고 이에 동조하는 업체에게는 혜택을 줘야 합니다. 신선식품의 품질을 보장해 줘야 하는데, 냉장냉동차량의 표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류 전과정의 작업공정을 최소화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환적이 발생하면 비용이나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만큼 손해입니다. 그래서 소터를 도입한 거구요. 저희는 가능하면 검수나 검품작업을 줄이려고 합니다. 매장에서는 안 하고 있습니다.
롤케이지나 MU 등을 도입하면 산지에서 매장까지, 혹은 공장에서 매장까지 환적 없이 그대로 갈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점포로 직배송하는 것도 연구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청량음료 같은 경우는 발주단위를 5톤 트럭 한 대분으로 내는 겁니다. 이같이 전체 프로세스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SCM상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Primary Distribution을 올해 안에 실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삼성테스코는 센터에서 매장까지만 배송 했는데, 이제는 Supply Chain상에 있는 벤더업체를 순회하면서 제품을 모아 센터로 공동수송까지 할 계획입니다. 벤더업체들 얘길 들어보니까, ‘물량이 적어 한 차가 안되면 차 구하기가 어려워 자가용으로 수송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는 벤더업체나 저희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벤더업체는 본업 이외에도 차량 구하는데 신경 써야 하고, 직접수송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고, 저희는 비표준 차량의 입고에 따른 도크의 미활용과 그에 따른 센터에서의 혼잡 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Primary Distribution이 실시되면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공동집화, 수송에 따른 인건비 절감을 꾀할 수 있고, 유통업체는 검수검품 축소로 리드타임을 줄이고 납품률 향상을 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상생의 구조로 가는 거지요.

함안에 저온물류센터도 계획하고 계시지요?

내년 7월까지 570억원을 들여 완공할 예정입니다. 저온물류는 지금까지 농협과 제휴를 맺어왔는데, 본사에서 ‘이건 아니다’는 지적을 받아 독자적으로 신축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쟁기에서 접시까지’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로 치면 ‘산지에서 식탁까지’가 되겠지요. 신선식품은 산지에서 수확과 동시에 예냉시켜 품온을 적정온도로 다운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다 갖춰야 합니다. 본사 담당자들과 함께 산지부터 매장까지 돌아봤는데, 그들은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체크할 정도로 엄격합니다.
‘고객의 식탁에 올라 갈 건데, 당신이 이걸 먹을 수 있겠느냐’는 핀잔도 들었습니다.
함안센터는 저온물류센터의 시범으로 지을 생각입니다.

삼성테스코의 물류는 독특합니다. 국내 최대의 단일물류센터를 구축했고, 물류센터에 서비스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는데, 삼성테스코가 추구하는 물류는 어떤 건가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대 e-SCM 전문경영자과정을 교육받고 있는데, 수강생 입장에서 1시간 동안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협력업체에서 온 분이 강의를 듣기 전에는 테스코의 물류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대부분의 할인점업체와는 다릅니다. 저희처럼 SCM부문이나 부서, 팀을 갖추고 있는 데가 없습니다.
저희는 또 갑과 을의 관계에서 바잉파워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을에게 비용을 전가하면 결국 갑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Primary Distribution도 결국 협업의 한 형태인데, 이같은 유통업계의 마인드를 1,300개의 벤더업체가 공유할 수 있다면 SCM상에서의 효율은 더욱 높아질 겁니다.
다만, 협력에서 중요한 건 상호신뢰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서로 원가노출을 피하려고 하는데, 공정한 게임을 하려면 투명하게 오픈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최종목표는 고객에게 맞춰야 하고, 물류도 이에 맞게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인터뷰 후기

해외출장 등으로 바쁜 안 이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중간에서 다리를 논 직원 얘기로는 안 이사는 카리스마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만나 본 안 이사는 단정한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그 때문에 담배를 끊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딱딱해 보이니 담배라도 피우라는 게 부인의 주문이란다. 안 이사는 육사 38기 출신으로 입사이래 특진을 두 번이나 했고, 사내에서는 유일하게 이사보로서 부문장을 맡고 있다.
안 이사는 인터뷰 중에 ‘국가’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RFID나 SCM은 ‘국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외국은 열심인데 왜 우린 그렇게 못하느냐며 답답해했다. 그의 이런 애국심은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독립운동을 한 부친한테 물려받은 듯 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집안에는 군인도 많고, 관료도 많다고 했다. 둘째형이 해병대 부사령관이고, 안택수 의원이 오촌당숙이란다. 영국 Dundee대에서 ‘동북아에서의 GAS 파이프라인 운송프로젝트’라는 논문으로 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안 이사는, 졸업 후 홍콩에 있는 한 업체 지사장으로 있다, 우연찮게 헤드헌터와 연결돼 삼성테스코에 들어왔다.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는 안 이사는 “후배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SCM부문장에 앞서 감사팀장을 맡아 ‘적’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안 이사가 이제는 그의 바람대로 국내 SCM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훌륭한 선배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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