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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 정준행 하이로지스틱스 사장
     
admin
ㆍ게재년/월 2004/07
 회사를 대표하는 배달기사가 일에 보람 느낄 수 있어야
“사업 안정되면 수송·설치대행 업무까지로 영역확대 가능”

글 : 오민택 차장


 LG전자는 올 1월 물류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배달설치를 전문화하기 위해 LG전자의 물류조직과 기존 SLS조직을 통합하여 자회사 하이로지스틱스를 설립했다. 이에 하이로지스틱스는 지난 6개월간 물류시스템 재정비를 비롯, 직원교육과 TDR(혁신) 등을 통해 내부역량을 강화했고 이 작업은 연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정준행 사장을 만나 분사 배경과 지난 6개월간의 개선활동, 향후 사업전략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정준행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LG전자는 기존에 물류를 담당하던 업체가 있었는데, 자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배경인가요?

LG전자의 물류역사는 꽤 오래됐습니다. 금성사 시절인 지난 90년 물류합리화 추진팀을 만들었고, 94년에는 제1회 물류혁신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물류를 하다 99년에 SLS로 분사시켰는데, SLS가 화학 등 그룹물량을 취급하는 종합물류업체이다 보니까 그간 전문화되고 기술축적이 필요한 전자물류체계 구축이 미흡했던 게 사실입니다. 가전물류는 이제 제품이 디지털·대형·복잡화되다 보니 제품에 대한 시연이나 설치·설명을 고객에게 어떻게 잘 해주느냐에 따라 가전 경쟁력이 좌우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홈 딜리버리가 새로운 마케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홈 딜리버리 전문화, 고객만족 수준 향상, 비용 효율성 등을 도모해 보자는 취지에서 자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그밖에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유럽 등지에 LG전자 해외법인이 있는데, 이 가운데 미국이나 유럽을 제외하고는 물류시스템이 낙후돼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지역의 물류도 전문화가 필요한데, 그 전에는 그런 미션이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 물류 인재를 육성해 해외에 나가서도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전문화시키자는 것이지요.

하이로지스틱스의 업무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단순한 설치물류 만인지, 국제물류까지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현재 수출물류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수출과 관련된 물류라면 생산지인 공장에서 컨테이너에 적재해서 CY까지 배송하는 업무는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물류센터에서 대리점과 기타 유통채널까지 배송하는 역할과, 유통채널에서 판매한 제품을 소비자 가정까지 배달·설치하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홈시어터, PDP, 디오스 등 첨단 디지털 제품을 설치 교육하는 전문 설치팀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업종을 살펴보면 정수기나 복사기, PC, 피아노, 가구 등 인스톨이 필요한 제품도 업체 나름의 설치팀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향후 이같은 설치대행업무도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에서 문의가 들어오고는 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전국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영역으로 보고는 있습니다.

창립 이후 조직구조 변경은 없었나요?

이전의 인원이나 협력업체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추가로 재경부서와 기획부서, 경영혁신부서 등을 신설했고, 기타 라인조직은 100% 인수했습니다.


조직이 바뀌면 대개 직원교육을 강화하는데, 어떤가요?

우리는 LG전자에서 100% 투자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물류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물류코스트를 줄여라’, ‘협력사와 공존공영하는 체제를 만들어라’, ‘물류 전문가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해외 어디에 나가서도 물류에 대한 경험이나 노하우가 필요할텐데 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어학 등의 실력을 키우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일을 하면서 현장중심, 고객중심, 성과중심으로 하라’고 강조합니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물류센터 현장을 순회하셨을 텐데, 개선점은 무엇이었나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하나는 센터에서 유통채널까지 배송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유통채널에서 판매된 제품을 가정까지 배달하는 홈 딜리버리입니다.
그런 만큼 실질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은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설치기사이지 센터에 있는 관리자나 대표이사가 아니란 겁니다. 그들이 친절한 미소를 지으면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일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껴야 고객에게도 친절할 수 있겠다 싶어, 복지시설이나 제도, 금전적인 성과, 근무조건 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물류비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을 개선해서 고객접점에 있는 사람에게 돌려주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두번째는 조직원들이 그동안 원가의식이나 생산성에 대한 도전의식이 없었다고 봅니다. 즉, 비용지출이나 투자 등에서 성과를 생각지 않았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제가 한 센터장에게 ‘당신이 이곳 사장이니 필요하면 쓰는데, 대신 이익을 내라, 그리고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신물류정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WMS는 올 초부터 가동에 들어갔는데, 올해 말까지는 전 센터에 구축될 것입니다. IT 투자는 투자한 만큼 효율이 따라야 합니다. 인건비가 절감됐는지, 작업원의 생산성이 높아졌는지, 유통품질이 좋아졌는지, 입출고나 피킹시 제품 파손율이 줄었는지, 작업 스피드가 빨라졌는지,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효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현재 7군데에서 도입해 가동하고 있는데, WMS를 도입하기 이전의 관행이 아직 남아 있어 물류센터 운영혁신(로케이션 관리)과 병행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입점은 보유재고 파악에서는 100%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고, 피킹시간 단축 등 생산성이나 작업환경 청결 등 일부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배달기사에 대한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현재 배달기사는 20∼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세대는 PDP 등 디지털제품 상식에서 적응하지 못합니다. 공고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에 대한 교육 투자가 많아졌습니다. 고객에 대한 화법이라든지, 매너, 전화응대, 인사법 등과 심지어 청소까지 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모듈화시켜 프리미엄급, 일반급 전문가집단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센터 최고참 직원이 교육하다 보니 전국적으로 설치작업에 표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원 중에서 두 사람을 선발해 신제품이 출시되면 공장에 가서 배워오고 있습니다. 사내에서는 그들을 제품교수라고 부르는데, 지난 5월에는 전국적으로 동시에 매니저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줬습니다.
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려면 CSM(Customer Satisfaction Manager)들의 실력이 향상돼야 하고, 그럼 자연히 고객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CSM의 실력유무에 따라 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데, 잘 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더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골드, 실버, 브론즈급으로 구분해 골드급에게는 브론즈급보다 10∼20%의 일을 더 주고 있습니다. 또한 설치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설치실명제를 도입했습니다. 실명제 도입 이전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고객이 A/S센터로 연락하기 위해 3∼4통의 전화를 해야 연결되곤 했는데, 이제는 설치기사가 가정배달을 가면 제품에 스티커명함을 부착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객이 원할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서비스 중에는, 그간에는 판매된 제품을 가정배달만 했는데, 채널에서 진열됐다 판매된 것도 배달해주고 있습니다. 진열제품은 직접 매장에 가서 포장한 다음 고객에게 배달해주다 보니 센터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과정이고 인건비나 운반비 등이 들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서 지난 5월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천에 있는 할인매장에서 남양주에 사는 고객이 제품을 구입, 설치해 준 적이 있습니다.

물류거점에 대한 투자나 전략은 무엇인가요?

물류거점전략은 6월부터 시작한 연구팀에서 장기 물류거점전략을 수립중에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거점 재배치뿐 아니라 필요한 보관공간까지 포함한 것이라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을 계획입니다. 한 4∼5개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수부진으로 다들 힘들어하는데, 하반기 영업목표는 무엇인가요?

전반기에는 혁신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하반기에는 내부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외부고객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사내 임직원도 내부고객으로 보고 이들에게 해외견학 기회를 제공한다든지 해서 내부고객 역량강화에 맞춰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제도 현장에 있고, 그 해결책도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협력사도 일종의 고객인데, 어떻습니까?

협력사에 대해서는 회사 대 회사로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립경영과 자율을 보장하고 있는데, 다만 우리가 요구하는 서비스 품질수준을 유지하고, 정도경영만 지켜주면 간섭할 이유가 없지요.
협력사에 대해서는 현재 분기별로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서비스수준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이나 채널책임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비스 수준이 낮으면 다음 계약때 해지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측정은 지역 물류센터 등 내부조직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재고를 정확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비용은 정확히 사용하고 있는지 등입니다.


올해 매출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까요?

자회사로서 물류센터를 코스트센터로 생각하기 쉬운데, 센터를 통해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서비스 수준을 높여서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CSM들이 유통채널에 신뢰감을 주면 우리에게 가정배달 의뢰가 들어올 것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 매출하고 연결돼 상반기까지는 무리 없이 경영계획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또 불황이기는 하지만, 구조개혁이나 신규고객 발굴 등을 통해서 올해 1,600억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내구성 소비재가 경기에 민감한 편입니다. TV 없는 집이 없는데, PDP나 LCD TV로 바꾸려 해도 경기가 나쁘니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상반기에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서비스를 통해 가정배달 신규고객을 확대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습니까?

글쎄요, 아직 세우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집에서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습니다. 물류센터는 가동하니까요. 외국은 주문에서 판매까지 딜리버리 타임이 1주일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성급한 국민성 때문에 그렇질 못하잖습니까? 또 집에 있을 때 구매한 제품을 받아보고 싶어 하고요. 주5일제가 시행되는데, 한국의 물류업계에 큰 고민거리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정준행 대표는 지난 77년 금성사에 입사한 이래 유통기획부장을 거쳐 95년 임원에 선임되면서 경영기획 담당, 영업마케팅 담당, 신유통영업 담당 등으로 하이로지스틱스에 오기 전까지 LG전자에서만 근무해 온 LG전자맨이다. 어려운 시기에 대표를 맡은 정 대표가 목표로 하는 것들을 이루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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