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인터뷰 / 서병륜 한국물류협회 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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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1세대 이면서 최근에도 물류정책 수립과 관련해 정부자문 및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파렛트풀(주) 서병륜사장(52세)이 지난 5월 15일 (사)한국물류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서회장은 그동안 공석중인 회장직을 대행하여 수석부회장으로서 1년간 회장직무대행 업무를 수행해 왔었다. 23년간 물류외길 걸어온 물류인 "협회가 물류구심점으로 거듭나야"  ‘物流之道’를 좌우명으로 삼아 78년부터 물류의 길을 걸어온 서회장은 지난달 23년간의 회고담을 책으로 낸 <물류의 길>을 출간했다. 서회장이 걸어온 물류의 길은 초창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물류분야에서 갖은 어려움속에서도 변함없이 외길을 걸어왔고 그 결과 물류협회 설립이나 파렛트풀시스템 도입과 같은 평소 본인이 뜻하던 바를 성취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길이다.서회장에게 있어 물류협회에 대한 감회는 남다르다. 본인이 물류협회 태동의 산파역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런 서회장이 물류협회를 보는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물류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그로 인해 업계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지 못하는 현실, 당연히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어야 할 협회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일 등이 서회장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얼마전 네덜란드 물류협회장의 내방으로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나라 물류협회 보다 늦게 90년에 설립된 네덜란드 물류협회의 규모를 듣고 국내 물류협회의 현실에 통탄해 마지 않았다는 서회장은 이제 본인이 물류협회 탄생의 산파역을 수행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던 물류협회가 협회 회비만으로 기본운영이 될 수 있게끔 바닥을 다지는데 3년간의 임기를 채울 각오이다. 다음은 서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이다. 취임소감 국내 굴지회사의 사장님들 한테 회장직 수락을 부탁했으나 잘 안되었고 오랫동안 자리를 방치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맡았습니다. 물류협회가 물류중심점이 못되고 있습니다. 물류분야로서는 과거보다 활성화되고 있다고 보이나 협회로 봐서는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발전이 안됐습니다. 협회가 확실하게 중심이 안되다 보니 기술적이든 학문적이든 물류의 실질적인 발전, 업계의 물류발전방향 제시라든가 무엇이 구체적으로 물류에 도움이 되는가, 토탈적으로 국가의 물류분야 발전이 무엇인가 등 명확한 것이 없고 이합집산식이고 해서 가장 오래된 협회가 우리나라 물류발전을 위해 중심역할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88년 7월 물류협회가 태동된 이래 10여년이 흘렀는데 그간의 공과를 들라면 무엇입니까? 물류협회가 사실 전혀 기여한 게 없는건 아닙니다. 초창기 어려움속에서도 이처럼 물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협회의 노력입니다. 그리고 물류관리사제도, 물류대상의 제도화라든가 물류전시회 개최 같은 것도 그저 된 것은 아닙니다. 초창기 물류협회에서 제도의 필요성을 정부에 제안하고 받아들여져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물류관리사제도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보는데 취업보장도 없고 선발은 해놓았지만 유효적절하게 활용되거나 업계인력으로 배치되는 현실이 아닌 것은 부정적인 면입니다. 하지만 결코 실패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계속 양성되고 있고 세월이 지나다 보면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물류대상제도도 한정된 업체만 응모에 응하고 있으나 물류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서로 받으려 하는 상으로 키워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국내 물류관심을 높이는데 역할를 했고 전시회도 나름대로 전시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올 10월 열리는 전시회(국제물류산업전시회)는 대규모로 참여시키고 전시회에 와서 토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수 있는, 과거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회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가실건지요? 지난 1년간 회장 직무대행을 했지만 부끄럽게도 한 일이 별로 없어요. 회장 영입에만 신경을 썼지요. 반성을 하면서 이제부터는 국내 물류업계에 괄목할만한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야할 거란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현재 잘되고 있는 물류분야도 많습니다. 택배라든가 인터넷 물류라든가 이런 것은 바람직한 거고 잘 안되는 부분도 협회가 전체를 망라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SOC는 교통개발연구원이나 해운산업연구원, 국토개발연구원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보고 저는 산업계의 물류를 방향제시하는 데에서 협회의 위상을 찾고 싶습니다. 기업에서 물자를 가지고 물류관리를 해야 할 분들에게 협회가 허리역할을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물류관리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협회가 업계의 구심이 되기 위한 과제가 난제인데 획기적인 방안은 없고 네가지 캐치프레이즈 아래 구심이 되려 합니다. 네가지 캐치프레이즈는 표준화, 공동화, 자동화, 정보화로, 취임하면서 이 네가지를 위해 협회가 업계의 교량역할을 하고 공동연구할 수 있도록 해볼 계획입니다. 물류산업에는 물자를 가지고 있는 화주기업과 그 수요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로 크게 두 부류가 있습니다. 택배업이라든가 하역업이라든가 자동창고 등 설비업체, 그리고 요즘 많이 발전하고 있는 정보업체 모두 화주기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로 간주됩니다. 물류분야에서 이 두 부류의 링크역할로서 물류협회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 구체적 생각입니다. 방식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겠죠. 여기서 잠시 옛날 얘기를 해보지요. 물류에 관여하게 된 경위를 간추려볼까요. 우연찮게 물류와 만났죠. 대학(서울대 농공학과)을 졸업하고 대우그룹에 입사해 배치받은 곳이 지게차 생산분야입니다. 대학은 농업기계를 전공했기 때문에 엔지니어로서 지게차 파트에 투입됐는데 워낙 판매가 부진하니까 회사에서 엔지니어링 마케팅을 위한 팀을 구성했는데 이때 제가 팀장으로 발탁된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팀이름은 운반기술팀이었는데 저까지 엔지니어 4명의 팀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회사에서 해외에 나가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79년부터 해외에 나가 연구도 하면서 물류를 인생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80년 말에 지금 활동하는 계획, 즉 물류협회를 만들고 파렛트풀을 만드는 계획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나이가 젊었기 때문에 경제기획원을 설득시켜 정부에서 주도하는 파렛트풀회사를 공익사업으로 착수시키고 물류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발족시키자고 건의했으나 회사에서 진행이 잘 안됐습니다. 저는 물류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일을 계속하기 위해 84년에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한국물류관리연구원을 만들어 일을 시작했습니다. 연구원을 운영하면서 하도 어려워 한때는 포기하려 했습니다. 대우그룹에서도 다시 영입해준다고 했었고 그랬는데, 당시 일본의 저팬파렛트렌탈사의 사카이겐지사장이 저를 죽 지켜보고 있다가 좌절되는 것을 보고 물류단체도 좋지만 조금 도와줄테니 파렛트풀회사를 해보라고 해 85년 10월에 한국파렛트풀회사를 발족시키게 된 것입니다. 80년대 초반 당시의 물류환경하고 지금과는 어떤 차이를 느끼시는지요? 당시에는 물류라는 말 자체를 쓰는 분들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타이어의 ‘생산물류과’가 유일하게 물류란 말을 쓰는 걸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조금 유사한 걸로 태평양화학의 ‘상품유통본부’란 말을 김정환씨가 84년당시 본부장으로 있었을 때 썼습니다만 물류란 말은 쓰지 않고 있었고 또 물류자회사인 용마유통도 물류란 말은 안썼습니다. 그 정도로 국내에 물류란 말이 생소했죠. 그러니 서울 갈월동에서 조그만 임대사무실을 빌려 쓰던 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해야할지 앞이 캄캄한 것이었어요. 그 당시 잡지를 해볼까도 했지만 팔릴 것 같지도 않고 참 답답했어요. 저만 답답한게 아니라 물류분야가 그랬어요. 지금은 물류란 말이 확산되어서 물류하는 사람으로선 행복하지요. 오히려 용어가 오버플로우되어서 유통이란 말을 써야 할 곳에도 물류란 말을 쓰는 걸 봅니다. 아직 국내여건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선진개념들을 너무 일찍 받아들이려는 것도 있지 않나요? 우리 물류쪽으로 보면 아주 낙후되어 있는게 많아요. 몇년전만 하더라도 컴컴한 창고안에서 물건관리가 엉망인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모든 분야가 선진화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국제경쟁시대고 서로 앞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류분야도 전방위로 동시에 진행시켜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동화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고 봅니다. 3D현상 때문에 기계화가 돼있으나 아직도 소팅이라든가 피킹이라든가는 그다지 확산이 안되고 있습니다. 지게차 쓰는 것은 선진국 수준이나, 시스템적인 자동화는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방위로 물류의 테마를 찾아 개선하면 될 것이고 좀 쳐진 부분은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물류관리사등 지금도 물류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준다면 일단 물류에 흥미를 갖길 바래요. 이 분야는 가능성은 많은 분야니까 즐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즐거워지면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합니다. 제가 물류1세대입니다. 옛날에는 제가 얘기하면 통했어요. 지금은 물류 각 부문을 망라해 전문가가 되기는 어려우므로 ‘나는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선진국일수록 그런 현상이 눈에 띕니다. 결국 물류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섹션별 전문가를 양성하는데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합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물류에는 기회가 많아요. 직장생활할 때 흥분돼서 정열적으로 했지만 물류분야에 들어와 보니 대륙이에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입니다. 이 안에는 기회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파렛트풀을 만들고 나서 컨테이너풀회사를 만든 걸 보면 아시겠지만 가능성이 많은 곳입니다. 물류안에서 새로운 유형이 개발될 소지가 많습니다. 후학들에게는 전문가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에 나름대로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걸로 보고 물류의 길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자기 회사만을 위한 물류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인데 좀 시야를 넓혀 우리나라의 물류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국가적 물류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이 양성됐으면 합니다. 물론 처음 단계는 자사물류에만 관심을 갖는 게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국가물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앞으로 남은 희망이 있다면? 파렛트풀과 컨테이너풀이 우리나라 물류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뒤따라오는 40대에게 바턴을 넘겨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21세기 정보시대, 인터넷 시대에 물류의 중요성은 이미 부각이 돼 있습니다만, 더욱 중요한 시대가 올 거라 봅니다. 제가 지향하는 테마의 하나는 ‘데이터자동인식시스템’으로 저는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시대에 물류의 중요한 역할의 하나는 물류의 자동인식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전자상거래는 빛의 속도로 거래되는 거지만 물건이 움직이는 것은 느립니다. 물자의 이동속도를 좀 빠르게 하기 위해 자동인식시스템을 도입해 물건에 코드를 붙이는 겁니다. 바코드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지금 전표를 만들어 손가락으로 키보드로 두드리면 그때부터 온라인시스템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것은 물건에 아예 코드를 부착해, 즉 파렛트나 컨테이너에 물류상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은 칩을 부착하고 그 칩을 센서가 읽게 합니다. 자동인식체계를 구축하면 사장방에서 은행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물자를 온라인 리얼타임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도 이것이 안되고 있는데 이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면 세계에서 1등국가가 될 것입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 협회의 발전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월간 물류매거진(www.ulogistic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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