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의 물류인 / 김태오 부장 (주)농심 물류개발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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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에 발들여 놓은지 이달로 만10년 세월 흘러 “주변의 오해·반대론 감내, 황무지에 꽃 피워내”  “엘리트 부서에서 근무하다 다들 한직으로 생각하는 부서로 발령받아 일을 추진하면서 벽에 부딪혔을 때는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일을 추진하다 보니 오늘의 성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6년간 거치면서 혼자 속으로 울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꼭, 나이 든 며느리가 처음 시집 와서 겪었던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듯한 이 이야기는 비단 한 사람의 속내만이 아닌 물류인 모두의 역정은 아닐까? 지난해 11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물류혁신 부문에서 SCM 대상을 받은 농심의 물류개발팀 김태오 부장이 그간의 지난한 역정을 돌아보며 오랜만에 말문을 열었다. 김태오 부장과 인터뷰를 나누면서, 농심의 물류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과 고통의 세월이 함께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능률협회로부터 SCM 대상 받아 김태오 부장이 물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91년 2월, 이번 달로 만 10년이 된다. 그 이전 김태오 부장은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70년 농심 경리부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기도 한 그는 기획실, 감사실 등 소위 엘리트 부서에서 근무하다, 농심 물류조직의 태동기였던 88년 이후 개발과 관리업무를 맡아 상물 분리를 기획하면서 물류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당시의 상황을 김 부장은 “초기에는 물류가 영업부서 소속으로 지점에서 관리했고, 영업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하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정확한 비용 산출 더 어려워 김 부장은 이어 “당시 상물분리 과정에서 공장에서의 직출하를 위해 거점 확보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분산돼 있던 지방의 지점 창고를 통합, 신설하는 과정에서 물류비 계산 기준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물류비가 발생하는 타부서를 다니며 파악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 어려웠던 것은 결재라인상에서 비용투자의 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물류팀 직원들은, 김태오 부장이 그같은 초창기 상황에서 물류비 집계가 가능했던 것은 회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귀뜸한다. 물류비는 토탈 코스트 개념 이같은 경험과 역사로 인해 농심에서는 현재 물류비에 관한 관리를 전산으로 개발하여 자동집계, 보고서 산출을 실현하고 있다. 물류비와 관련 김 부장은 “물류비는 토탈 코스트라, 한 부분의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떨어지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윗분들을 설득했다”면서 “당시는 부서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때였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이어 “실제로 거점을 신설할 때, 거점간 이고에 따른 문제를 비롯하여, 거점창고에서 수작업에 의한 문제점, 수송차량을 카고에서 윙바디로 바꾸는 문제, 파렛트의 규격통일, 인력감축 등으로 반발이 심했다”고 회고했다. 개선작업 초기 반대론 심해 이 가운데 윙바디 차량 도입시에는 타부서에서 윙바디가 기존의 카고에 비해 단위 적재효율이 떨어진다며 규격 등의 계산자료를 들이밀기도 했고, 운수회사에서는 윙바디 장착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으로 운임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태오 부장은 “그같은 초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수송 회전율의 향상, 인력 감축 등의 효과로 원가상승 요인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밖에도 공장환경의 청결, 보관 스페이스의 확대 등도 보이지 않는 효과”라고 말하고 “안그랬더라면 더 넓은 공간을 확보했어야 했는데, 그 때문에 기회비용을 추가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태오 부장은 이후 데드 스페이스 등을 하나 하나 바로잡아 정착시켜 가는데 4∼5년이 걸렸다. 현장 직원들한테 코치받기도 김 부장은 그 과정에서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당시 분위기는 영업과 생산 위주였고, 제3의 이익원이라는 물류는 중요도나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는 것이다. 김태오 부장도 그런 면에서는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직장에서 엘리트 부서에서 근무하다 물류부서로 발령받아 좌천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스스로가 중요도를 인식하고 불합리한 점에 대한 개선에 접근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가 물류팀에 발령받아 개선에 착수한 두 번째 작업은, 효율화를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였다. 그는 이에 대해 “당시에는 돌려쌓기 등의 적재방법이 없어 화물 붕괴현상을 고민했는데, 현장 직원들한테 크로스 적재방법에 대한 코치를 듣기도 했다”면서 “농심 물류의 핵심은 물류비 산출 개념을 유니트로드시스템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밝혔다. 95년 자동배차시스템 독자개발 김 부장은 그 다음 과제로 물류품질과 대고객 서비스의 제고를 생각하고, 95년 자동배차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한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예전에는 고객으로부터 오더가 들어오면 전표를 수작업으로 작성해 담당자만 아는 방식으로 발행하다 보니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와 제품의 도착시간을 물으면 대답해 줄 수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며 “이러한 점에 착안, 정보공유를 위해 자동배차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차시스템의 개발로 자체적으로는 대고객 서비스의 제고와 함께 농심 물류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96년 국내최초 GPS 도입 김 부장이 그 다음 개선에 착수한 것은 정보의 스피드화. 96년 도입하여 이듬해 운영하기 시작한 GPS가 그것인데, 이는 농심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일 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것으로서도 그 의의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일반적인 업자들의 판매상품은 표준화된 패키지에 불과한데, 저희는 개발 담당자가 통신업자와 H/W·S/W업체 3자를 불러 우리의 요구사항을 주문해서 개발한 것으로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위치추적 등을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류팀에서는 위치확인만 가지고는 부족함을 느꼈다. 인도시점에 매출관리 확인이 가능한 무선 개념이 있어야 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예전에는 기사들중에 기름을 아끼기 위해 엔진을 꺼 놓는 경우도 있어, 냉동차량의 온도계기판을 관리부서에서 모니터로 확인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한다. 기내 모니터 보고 온도계기판 착안 GPS 도입을 위해 김 부장은 일본의 택배업체를 견학하기도 했다. “92년도에 일본을 방문했을 땐데 일본은 전신주에 센서를 달아 놔 차량이 시내를 지나가면 도로사정을 알리는 전광판에 정보가 제공되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고 말한다. 김 부장은 또 95년 유고 내전시 미국의 추락 비행사 구출작전에서도 감명을 받고 이를 업무에 적용하기도 했다. 즉 조종사 몸에 위치확인 장치를 부착하여 추락후 48시간 이내에 구출하는 것을 보고 이를 물류 측면에서 접근, 농심의 GPS 장비를 미국에서 직수입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김 부장이 사무실에서 냉동차량의 온도계기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여행중 기내에서 본 기상조건을 알리는 모니터를 통해서 힌트를 얻은 결과였다. 표준화된 패키지로는 곤란 김 부장은 “표준화된 패키지는 한 번 장착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며 “GPS와 메인센터가 연결돼 위치·온도확인, 운행일지 출력 등이 가능해야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GPS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다음과 같은 타부서의 반발과 야유를 감내해야 했다. 그는 “기사들은 방울 달았다고 반발했고, 타부서에서는 양철지붕에 양탄자 깔았다고 야유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농심의 GPS는 대외적으로 더 잘 알려져 일을 추진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했다. 물류팀에서 GPS를 도입하던 시기에 농심과 협력관계였던 외국의 한 회사로부터 농심의 물류 실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농심의 GPS를 보고는 농심의 물류가 한국에서 최고라고 칭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농심의 최고경영자 귀에 들어가 물류팀에서 GPS를 도입하는데 많은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위의 질시와 도움 속에서 도입한 GPS를 물류팀에서는 ULS와 자동배차시스템, 물류비 산출과 함께 농심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 앞으로 물류팀에서는 GPS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켜 농심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주어진 코드를 입력하면 배송차량의 위치확인이 가능하고, 쌍방향 통화도 가능케 한다는 방침이다. 황무지에서 꽃 피워내 김태오 부장은 그동안 시행착오는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체에서 시행착오라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사전에 모델링과 샘플링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계속해서 “GPS의 경우 한달간 실험 후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걸림돌이라면 커뮤니케이션인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물류업무를 해 오면서 보람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태오 부장은 “라면은 가벼워 사람 손으로 충분히 들 수 있는 것인데 왜 굳이 돈을 들여 기계화 자동화해야 하느냐는 타부서의 몰이해와 반대론에 직면했을 때는 서운한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황무지에서 꽃을 피워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기사들 윙바디 차량 선호 김 부장은 이어 “초기에 거점을 만들면서 지점장의 권한이 축소돼 불만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물분리에 익숙해져 오히려 물류업무를 빨리 가져가라고 하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윙바디 차량을 도입할 때 카고차량 보다 1천여 만원이 비싼데도 왜 도입하느냐는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운송사의 운전기사들이 등짐을 지지 않으려고 윙바디 차량을 앞다투어 도입하다 보니 100％ 윙바디화 되었다”고 말하고 “지금 기사들은 모두 배가 나와 있다”고 웃음지었다. 물류는 일종의 종합예술 김태오 부장은 이번달로 물류부서에 근무한지 꼭 10년이 된다. 이에 대해 그는 “타 회사는 나름대로의 특성상 물류부서의 이동이 잦으나, 농심은 그렇지 않아 이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나는 비록 회계를 전공했지만, 물류인이라면 구조학이나 세무, 건축학, 법률, 경영, 국토관리 등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하고 “물류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했다. 즉 물류는 눈에 보이는 것이어서 이를 한 분야의 시각으로만 보면 누구나 지적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면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류는 결정 내역을 모두에게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제 물류정보화·web에 도전 김태오 부장은 좀더 나은 GPS, 나아가 물류의 다음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정보는 어떤 일이 결정된 다음에 결과를 보는 정보였는데, 앞으로의 물류정보는 액션을 취하는 정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를 들어 현재는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발생했을 때 배송에 들어갔다, 안갔다는 정보만이 파악되고 있고, A코스의 차량이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출고센터와 차량기사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중앙에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을 보면 정보의 변천과정을 알 수 있는데, 주식시세가 처음 칠판에서 주식현황판으로 바뀌다가, 이제는 단말기로 안방에서 확인, 투자도 가능한 시대가 되지 않았느냐”며 “지금의 물류정보는 폐쇄적이나 앞으로는 주문 등의 변경이 가능해짐으로써 고객에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이제 제조물류 이상의 것을 염두에 두고 물류정보와 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물류팀에서 일한 지 이제 10년, 주변의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자기 일에 매진해온 김태오 부장은, 일을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일이 있는 게 물류라고 말한다. 김태오 부장의 의지에 건투를 빈다.<택> <저작권자 ⓒ 월간 물류매거진(www.ulogistic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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