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택배업계 간담회 / 택배업계 상생의 방법은 없는가?, 출혈경쟁은 잠시

관리자

ㆍ게재년/월

2001/03

택배업계 상생의 방법은 없는가?

“업계 대변할 정부단체 시급히 구성돼야”
“출혈경쟁은 잠시, 가격복원력 있어 제자리 찾을 것”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택배라고 한다. 택배시장은 올해 1조4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보다 무려 40%나 신장된 비율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택배업체들이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용과 신규업체 진입으로 불거진 과당출혈경쟁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상태에서는 고객불만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과연 택배업계가 과당경쟁에서 벗어나 내실을 다질길은 없는지 본지는 연중기획시리즈 두번쨰로 택배업계 임직원을 초빙, 업계 현황 및 문제점, 그 대책 등을 들어보았다.

참석자
대한통운(주) 김기봉이사(택배사업본부장)
현대택배(주) 신순철상무(수도권지역본부장)
새한정보기술(주) 신경수부장(오렌지택배사업본부장)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한석호과장(지원팀 기획파트)
건설교통부 주종완사무관(수송정책실 화물운송과)
사회 본지 이주민대표이사

사회 : 본지는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 물류업계의 현안이 되고 있는 문제를 가지고 업계 간담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먼저 오렌지택배의 구명완 사장님과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SEDEX)의 송주권 본부장님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러운 업무관계로 인해 대신 다른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택배업체들이 예기치 못한 일들이 자주 발생할 만큼 바쁜 것으로 이해하고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최근 홈쇼핑이다, 전자상거래다 해서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 되고 이에 따라 온라인의 최종 판매접점인 배송, 그중에서도 택배업계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제 거리에서 택배차량은 아주 흔히 볼 수 있으며, 집집마다 물건을 배달하는 택배요원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택배가 국민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는 이때 택배업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발전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을 벌이겠습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업체난립에 따른 출혈경쟁인 것 같습니다.
지금 업계에서는 가격문제로 선발업체와 후발업체간에 논쟁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선발업체 입장에서는 후발업체들의 저가정책 탓이라고 하고 있으며, 후발업체들은 선발업체간 물량확보 차원에서의 과당경쟁이 시장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서로 자기쪽에 유리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한 말씀씩 해 주시죠.

신순철 상무 : 택배 서비스업이 올해로 8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50여개 업체가 택배시장에서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흔히 빅3라고 하는 현대택배, 대한통운, 한진 등은 초창기부터 이 시장에 참여해 지금은 하드웨어적인 면이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봅니다.
지금 전국의 크고 작은 후발업체들은 50여개사에 이르고 있는데, 개별화물이나 이삿짐 운송업체까지 택배를 한다고 하니 이들을 전부 합친다면 4백개에서 5백개 업체들이 택배사업을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질에 따른 차별화보다는 가격에 의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1992년인가, 교통개발연구원에서 사이즈, 부피, 중량 등을 감안해 택배운임을 책정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50∼60％ 수준에 이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택배업은 장치산업입니다. 여기다 전산시스템 등의 정보망을 구축해야 하고, 물류거점 구축 등에 방대한 투자가 요구됩니다.
수지면에서 따지자면 현재 빅3 모두 투자규모에 비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의식 향상으로 고품질의 서비스 요구는 당연시되고 있구요. 작년에 3사가 모여 토론할 때, 소비자의 요구수준에 맞추지 못하면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었는데 말이죠.
이같은 소비자의 요구를 완벽하게 수행하자면 투자를 더 해야 할 입장입니다만, 시장단가가 계속 다운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회 : 최근 들어 신규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고객들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데, 후발주자인 오렌지택배의 입장에서 현재의 구도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신경수 부장 : 택배업계의 경쟁부문, 즉 요율 부문은 후발 중소업체의 입장에서 자금력이 약하다보니 적정선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러나 적정선을 유지해도 물량이 따라주질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 지난해 옥션과의 제휴를 통해 올해부터 옥션 물량을 취급하고 있어 사정이 어느 정도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전체적인 파이의 크기는 작은 편입니다.
후발기업 입장에서 선발기업과 동일한 조건에서의 경쟁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택배업체의 전산관리시스템을 위탁운영하는 점에 강점을 두고 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복합택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후발 중소업체들은 물류센터를 공동으로 이용하면서 온라인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 믿고, 저희 회사도 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 : 지금 업계에서는 가격문제로, 빅3 입장에서는 신규업체가 가격을 저하시킨다고 말하고, 신규업체 입장에서는 빅3가 물량확보 위해 가격을 떨어뜨린다고 하는데….

김기봉 이사 : 가격문제는 서로 입장과 시각이 다르다보니 옳다 그르다 따지기 어렵습니다.
택배업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가격만 다운시킨다고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회사의 존립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저가정책만을 펼 수는 없고 다시 제가격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이는 인위적으로는 힘들며 자유경쟁원리에 맞게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97년도 이후 택배시장의 가격이 혼탁하게 됐는데 가격 복원력이 있기 때문에, 제 생각으로는 올해중으로 자체 정화될 것으로 봅니다.

사회 : 글쎄요, 택배업계의 문제점 보다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택배업계에서 선도업체와 후발업체의 공생관계로 시장 활성화 및 발전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듯 싶습니다.
업계 협력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예를 들면 물류센터의 공동이용이라든지 하는 실질적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기봉 이사 : 업계 기존구도 속에서 과당경쟁을 막고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휴 등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구심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협력방안 등의 공유가 이뤄져야 하는데, 제가 볼 때 현실적으로 각 회사별로 하다보니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의 안정화라든지 시장질서의 정착, 소비자보호 차원에서도 어떤 협의기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순철 상무 : 김 이사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현재 소비자보호를 위해 정부에서 택배업체 약관을 제정했을 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택배회사가 교류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택배업 진입규제가 완화되면서 일정한 수준 이하의 서비스도 제공 못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택배업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으려면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해 업체들이 자주 모여서 현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택배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세분화해야 하며, 이 시스템과 전체 시스템을 공유해야 합니다. 이게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실질적 협력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택배업체의 협의체가 없다보니 업체가 중구난방입니다. 또 하나 택배의 수요처도 다양합니다. 전자상거래에서의 B2C나 홈쇼핑업체, 케이블TV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굉장히 부실합니다. 택배업체에서는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쇼핑몰업체 중에는 제조사에 재고가 없는데도 사이트에 올려놓고 주문받는 곳도 많습니다.
앞으로 전자상거래업체는 적어도 사이트를 개설할 때 그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보통 1∼2백만원대인 노트북의 경우 아무 재고도 없이 싼 값에 주문을 받아놓고 입금받아 몇천만원 챙겨 도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멋모르고 이런 업체와 거래하는 택배업체로서는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이런 것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B2C의 경우 웹사이트 공동구축을 통해 공동구매시 저가구매는 틀림없는데 이게 과연 B2C 형태를 갖췄는가는 의문입니다.
현재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과도기라면 소비자와의 중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택배업체입니다. 따라서 산자부나 건교부 등에서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택배업체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겠지만, 그 보다 앞서, 예를 들면 국민의식 같은 경우, 택배사원이 배달을 하다 보면 약속시간 보다 조금 늦을 수도 있는데 이를 참지 못하고, 약속해 놓고 가도 없는 경우도 많고, 한 번지당 열 세대씩 살고 있는 경우 길거리에서 부른다는 것도 문제고, 국내 택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속히 도로중심으로 번지제도를 정리해 물류지도 같은 걸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택배사원이 찾기 쉽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배달사고의 불만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교육제도가 있는데, 1년에 한 번씩 ‘운전자 보수교육’을 실시하는데 이게 거의 형식적입니다. 택배 운전자의 서비스 질을 유지 내지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각사별로 하고는 있는데, 누구나 택배하려면 일정기간 연수시켜 연수증 갖고 있는 사람만 가능토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택배원을 가장한 강도 등의 문제를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경수 부장 : 저희 시각은 실질적인 부분입니다. 저희 같은 중소업체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택배업의 기본은 시스템이 아닌가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 가능한 전산시스템, 즉 통합된 코드체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백화점의 경우 백화점마다 바코드체계가 제각각이어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정부차원에서 통일전표 도입 등 바코드체계를 정비한다거나, 현재 문구는 있지만 운송장을 영수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택배업체간에 공동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봅니다.

한석호 과장 : 택배업의 공존공생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든지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구요.
택배업계가 선발업체든 후발업체든 간에 업무제휴가 어려운 이유는 규격화나 표준화된 장비나 공정과정 이런 부분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택배업체끼리 제휴하려고 해도 업무나 시설, 상품자체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또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해도 마인드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접목시키기 어렵다고 봅니다.
정부차원에서 외국업체의 시설이나 장비 같은 것을 연구해서 업계에 지도편달해 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회 : 이에 대한 정부의 복안이 있습니까?

주종완 사무관 : 이 부분에 대해 간담회 형식으로 계속 협의하고 있는데, 영업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택배업에 대한 허가제가 폐지된 것은 규제완화 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택배를 운수업종에서 독립시켜 새로운 업종을 신설해서 다시 등록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소비자와 관련된 문제나 물류표준화 문제 등은 현재 방안을 모색중에 있습니다.
표준약관을 만들고 있고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도 표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년중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업체가 난립한다,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걱정하는데 문제는 정보입니다. 택배 단가를 싸게 받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택배요율이나 표준약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 소비자는 이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소비자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고, 국가물류기준 확정에 대한 측면에서도 택배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청와대 보고시 말했습니다.
또한 화물운송육성에 대한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밖에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등을 간접적으로 제도화시키는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현상황은 강력한 규제를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김기봉 이사 : 이제는 택배가 일반 국민들 생활의 한 방편으로 급상승했다고 봅니다.
이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전체 국민이 택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했을 때, 부분적이나 지엽적이라면 몰라도 모든 국민이 다 공감하는 부분이라면 그냥 자유시장원리에 맡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업종자체가 굉장한 네트워크가 따라야 하는 장치산업 아닙니까? 이런 부분도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군소업체와 대기업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오늘 주제라면, 빅3와 군소업체가 협력하려 해도 양보가 안돼 힘듭니다.
지금은 물량증가에 따라 시장이 커졌습니다. 후발, 군소업체들이 제휴할 수 있는 조직적 매체를 정책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터미널만을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고 터미널을 통해 정보인프라, 지역인프라 등이 갖춰져 전국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업체간 연결만으로는 안됩니다. 정부에서 정보나 지역 등 택배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중소업체에서 틈새시장이나 특화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반 경쟁에서 군소업체는 손해보게 돼 있습니다.
또한 무모한 경쟁을 피하려면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또 운송업자를 묶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합니다.

주종완 사무관 : 현 상황이 일본의 과거 상황과 같다고 봅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중소업체가 제휴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거나 혹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 텐데, 어떤 식의 틀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업계에서 많은 의견을 내줘야 택배업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김기봉 이사 : 관에서 보면 누가 뭐를 요구하는지 모릅니다. 주무관청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택배는 일반화물자동차운송사업에 포함되어 있는데, 협의체도 하나뿐입니다. 또 정부에서는 택배를 단순 운송사업이라 보고 있는데,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택배업은 단순한 운송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에서 분리시켜 별도로 법제화해야 합니다.
건교부가 주무부서는 아니더라도 건교부 안에 택배과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공무원의 잦은 자리 이동도 문제인데, 일부 공무원 중에는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을 다녀 오지만 1∼2년새 자리를 옮겨 버리고 마니 전문가가 있을 수 없죠.
현재 3개 부처에서 택배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데, 어느 곳에서도 택배를 주무로 하는 관청이나 공무원이 없습니다.
과거 택배를 만들 때 관여했지만, 전국화물업자나 노선화물업자 등도 그렇고 주무부서 관청이 있어야 협의체도 구성됩니다. 또 협의체가 있어야 정보도 공유되구요.

사회 : 협회 구성은 자발적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기봉 이사 : 화물조합연합회의 경우 어떤 측면에서는 정부기능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하자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이 있어야 합니다.

주종완 사무관 : 대한통운 김 이사님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사실상 과거의 소화물운송업이 폐지된 이후 2∼3년간은 정책 공백기였습니다.
건교부내에서 택배와 관련된 주무부서과는 화물운송과인데 제가 하고 있습니다.
택배는 일반운송사업과 분명히 다르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택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희 국장님이나 실장님도 관심이 많습니다.
택배업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선을 추진하는 것도 산발적이기보다는 중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신순철 상무 : 건교부 산하 각단체에서는 운송사업법에 근거해서 사업추진을 할 터인데, 택배 혹은 물류 이야기가 나오면 각 정부부처마다 이말 저말들 하는데 이를 통합관리해야 합니다.
물류와 관련된 협의체라 하면 물류협회가 있어 여기서 물류관리사에 대한 일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제 택배업계도 업체의 의견을 조정, 통합하는 기능이나 조직 등을 만들어 의견을 반영할 시점이 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예산 등의 여유 때문에 어렵겠지만 택배업계가 영세하다보니 기본적인 예산 확보가 가능한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크게 협의체는 구성돼야 하지만, 기본적인 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신규 참여업체의 인식인데, 이들은 택배가 시장물량이 많다고 합니다.
즉 택배시장이 30％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경제성장률 3∼4％에 비하면 엄청난 거 아닙니까?
단순 증가수치에 따라 진출했다고 하는데, 이러면 결국 시장이 혼탁해지고 서비스 질이 떨어집니다.
택배서비스를 전국민의 수준에 맞추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데….

사회 :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택배 피해사례가 1,000여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택배업체간의 문제와 함께 소비자와의 문제점은 없는지, 이에 대한 표준약관의 제정 등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소비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 및 소비자 접근 방법은 어떤가요?

신경수 부장 : 클레임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면, 택배사에서 취급하는 물건이 아주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PC도 신제품이 있는 반면 중고도 있고, 심지어 이부자리도 있는데 포장상태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클레임 예방을 위해 택배직원이 포장을 뜯어 볼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실례로 용산에서 상인과 소비자가 짜고 망가진 물건을 택배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게 몇 번 발생하자 경찰관 입회 아래 포장을 개봉하여 적발한 경우도 있습니다.
클레임이 발생하면 중재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소보원에 일방적 요구하다 보니 택배업체만 억울한 겁니다. 대기업체는 클레임 배상부분에 있어서 대응력이 있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약한 게 사실입니다.
또 클레임 중재 부분이 법적으로 가면 애매해집니다. 따라서 표준약관과 함께 클레임 처리규정, 예를 들면 택배업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을 명시해 줘야 합니다. 현재의 약관은 어찌 보면 책임 면피용인데다 소비자 대부분이 잘 보지 않습니다.
고객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약관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나름대로 약관을 만들었지만 어디가서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공동표준약관이 필요합니다.

한석호 과장 : 소비자 피해사례 발생이 1,000여건이나 발생하는 것은 기사 한 사람이 70∼80건의 물건을 가지고 나가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저희 세덱스의 경우 고객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사전·사후 관리제도를 도입하여 피드백 관리하고 있는데, 나가는 건수를 줄이더라도 접점에 있는 기사분이 밖에 나가서 고객에 대한 접객서비스를 얼마만큼 잘해주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일반회사의 경우 그러한 다수의 고액권 클레임이 발생하면 담당자가 문책을 받게 되지만 택배업체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사들의 불평·불만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들을 교체할 수는 있지만 개선은 안됩니다. 기사들의 업무량을 축소시켜야 불만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김기봉 이사 : 대한통운은 소보원에 고발당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자체 CS센타를 본사와 지역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설 때 얼마나 추웠습니까? 농산물이나 과일이 다 얼었는데, 이게 생산지에서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중간에 어느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상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 이미지 구겨지고 담당자 문책 당하고 보상하려면 몇천만원대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위해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사업자도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체 협의체도 좋지만, 관청의 주무부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공정거래를 위해서라도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신순철 상무 : 이런 문제는 택배업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예를 들어 신규 진출업체 한 곳에서 소비자로부터 고발을 당하면 택배업 전체의 신뢰감을 상실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죠.
비행기를 타고 갈 때, 1∼2천원을 더 들여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택배도 1∼2천원을 들여서라도 분실이나 파손에 대한 보상 보험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입니다.
보험을 개발한다면 얼핏 계산해서 제품당 1천원씩만 받아도 1천억 규모가 됩니다. 지금까지 보험상품에 대한 우리 업계의 노력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택배사의 책임회피 차원이 아닌, 고객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비하자는 측면도 있구요.
저희도 고객에게 시달리기 싫어 고객이 원하는 대로 보상해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종완 사무관 : 저희 건교부에서 올 1월에 택배사업 규제 및 육성정책을 추진키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중에 육성방안이 마련될 것입니다.
저희가 작년에 검토한 사항인데, 보험료가 2천원이면 소비자와 업계가 반반씩 부담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험사가 민간기업이라 수지타산 생각해서 개발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것이죠. 이 점은 화물공제조합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소업체가 보험에 들지 못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크다는 것 때문인데요, 예를 들면 보험을 1, 2, 3등급으로 나눠 비싼 보험료, 중간, 싼 보험료하는 식으로 차별화시키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신순철 상무 : 전체 택배업계를 위해 각사 마다의 클레임률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주종완 사무관 : 이 부분은 저희가 과제로 삼고 올해 적재물보험의 도입, 표준약관 및 가격산정표 제정, 소비자보상책 등의 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회 : 마지막으로 택배는 국민소득 1만불 정도 돼야 가능한 사업이라고 합니다. 이제 국내업체도 그리로 가고 있는데 소비자의 서비스 요구사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외국기업들도 국내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국내 택배업체들이 외국계 기업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얼까요?

김기봉 이사 : 들어오는 외국기업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국내업체도 수준을 높이고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력에 대한 부분은 시장 서비스의 질 싸움입니다. 서비스 질이란 건 약속을 이행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쉽게 말하면 정보, 인력, 마인드 등이 복합적으로 적응돼야 합니다. 즉, 종사원들의 인성개발을 과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등이 해당되겠죠.
택배사업이 단순한 운송사업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저급한 후진국에서는 분실이나 도난이 잦습니다. 우리도 옛날 철도소화물 시절에는 마찬가지였구요.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종사원에 대한 교육이라기 보다는 인성개발 쪽으로 집중 투자해서 외국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사회 : 택배인력의 고급화가 절실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이에 대한 각사의 계획은 어떤가요?

김기봉 이사 : 저희는 금년에 종사원들에 대한 계도·교육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종전처럼 흐지부지 하다가는 서비스 개선도 안되고 고객도 떠납니다. 저희는 불미한 일이 일어나면 바로 다른 직종으로 돌리던지, 아니면 이 업계에 몸담지 못하게 하든지 하는 강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단호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신순철 상무 : 그점은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가로 우리가 실시하는 택배서비스 종류가 많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냉동·냉장서비스를 시스템별로 세분화시켜 고객맞춤택배를 실시하고 있고, 기존의 전산망도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고객이 예약에서 발송 완료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소위 국제경쟁력을 갖춘 페덱스나 야마토 등의 회사들이 갖춘 새로운 시스템과 장비를 확보해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밖에 저희는 내부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종사자 인성교육 차원에서 복지를 증진시켰습니다.
국제경쟁력 제고차원에서도 2∼3년간은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국가 전체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과정이라 비록 어렵겠지만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애로점이라고 한다면, 물류 부문에 대한 투자시 제조업 수준에서 부채감면 등 간접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개별업체가 져야 하는 금융부담을 정부에서 간접 지원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신경수 부장 : 택배라는 것이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하는 사업입니다.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의식구조와 관련해서, 개선사항을 구체화시키려면 인터넷 게시판을 오픈시켜 택배와 관련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하는데, 소모전 때문에 고민입니다.
취급건수가 많아지면 덩달아 고객들의 불만도 많을 수밖에 없는데, 불만이나 피해사례가 발생하면 이를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웹에서 개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한석호 과장 : 저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시스템에 대한 구축단계라 힘듭니다.
대규모 투자가들은 택배를 장치산업이라고 보는데, 저희는 단계별 투자 시나리오를 통해 전문회사로 발전할 계획입니다.
즉 일반 택배사와는 달리 아이템을 특화시켜 품질보증이 가능한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주종완 사무관 :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택배업체들이 페덱스 등 외국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인성교육 등 직원교육 강화에 노력해주시고 정부에서는 지원대책 등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택배업계를 도와주기 위해 하는 일이니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김기봉 이사 : 이제 택배업은 국민생활과 밀접히 연결돼 있습니다.
당연히 도심에 들어가야 하고, 도로변이나 좁은 골목에도 주차해야 합니다.
그런데 당국에서는 이같은 사정은 무시하고 2∼3분 정차하는데도 단속하고 있습니다. 도쿄시내에서는 일시 주정차는 관례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택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물류센터가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주종완 사무관 : 주정차 단속문제는 작년 11월에 열린 기업활동규제개혁위원회에서 논의됐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건교부와 산자부는 시간대를 정해 일시 주정차를 허용해야 한다고 공동으로 주장했는데, 경찰청에서 다른 차량과의 형평성문제로 허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대하고 나서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상의 등의 건의에 따라 국무총리실 관계부처장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대안으로 화물조업주차의 확대나 주차장 이용요금 할인 등은 가능하리라 여겨집니다.
또한 경찰청에도 범칙금 1년 납부제 등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큰 문제는 반대논리로 택배차량이 몇 대고 어떻게 식별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슈퍼연합회 등을 보면 주류차량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데, 택배의 경우 다른 업체와 정부에서의 인식이 미흡한 편입니다.
원래 택배는 일본의 한 업체가 쓰는 택배편이라는 서비스 브랜드인데 우리나라에 와서는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마땅한 우리말이 있다면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택배로 볼 것이냐 인데 이게 불명확합니다.
용달이나 퀵서비스도 택배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는데, 범위가 정해져야 이 차량은 택배차량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택배의 범위나 윤곽을 정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기봉 이사 : 택배는 현실적으로 우리말이 됐습니다. 최근 국어사전에도 등록되어 있는데, 택배에 대한 정책적 배려 없인 발전도 없습니다.

신순철 상무 : 우리도 처음에는 소화물일관수송이라고 붙이고 다녔습니다.
상호도 현대물류였다가 현대택배로 바뀌었구요. 현대물류 시절 고객들이 택배도 하느냐고 전화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 택배 문제는 국민의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주정차 문제와 관련해서 범위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요즘은 이삿짐업체도 무슨무슨 택배라는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는 시에서 업체를 선별하여 스티커를 발행하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주종완 사무관 : 아무튼 이 문제는 장기과제로 남았습니다.

사회 : 아쉽지만 이것으로 오늘 간담회를 마치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참석하셔서 고견을 들려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장시간에 걸쳐 수고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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