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컨베이어업계 / 自中之亂 속에서도 回生의 길 모색해야

관리자

ㆍ게재년/월

1992/09

컨베이어업계
自中之亂 속에서도 회생의 길 모색해야

최근 컨베이어 업계가 자금부족, 판매감소, 대외경쟁력 약화로 허덕이고 있다. 도산하는 업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대응책 없이는 업계 전체가 도산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류자동화의 최일선기기 컨베이어는 ‘물(物)’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기는 수단으로써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져 왔다.

업계 스스로 문제점 키워
특히 대량생산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컨베이어는 물류시스템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고 오토메이션의 발달과 함께 적은 동력으로 연속적으로 많은 양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는데서 물류현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비로 인식돼 왔으며 이제는 주요 물류기기로 인정받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오늘날 컨베이어는 그 쓰임새가 더 커지게 되었다. 또 주로 옥외에서 사용되던 컨베이어는 특히 개별상품의 대량수송에서 그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체인컨베이어.롤러컨베이어등을 비롯해 그 종류도 셀수 없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와 함께 생산업체 역시 몰라보게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경기불황에 따라 채 피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업체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외형적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컨베이어업계에도 내부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최근 업계는 업체마다 자금부족.판매감소.대외경쟁력약화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경제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컨베이어 업체들의 설자리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업계자체가 속으로 키워온 것으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업계스스로 시설 및 개발에 대한 투자를 뒤로 미룬데 있다는 것이 관련업자들의 지적이다.

국가경제의 불안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감소시켰고 컨베이어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에 대한 주문이 뚝 끊긴 상태다. 이에 일부 영세컨베이어업체는 이미 자금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도산했으며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에 힘겨워 하고 있다.
우양공산.못지.대륙.영광엔지니어링.메리트등이 컨베이어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많은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베이어 업체는 자고나면 생기고 없어진다”고 밝히면서 “바닥 모르는 덤핑공세로 업계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공정한 시장경쟁과 부단한 신기술 개발만이 업계를 소생시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자금.인력부족현상 심화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처럼 경기회복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내년도에도 업계의 형편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한 2년은 더 지나야 업계가 다소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컨베이어 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국내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보다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법인등록을 하지 않고 개인이 영업행위를 하는등 업자가 너무 난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컨베이어 업체는 큰 기술이나 자본력 없이도 회사 설립이 가능하다. 즉 외제를 수입할 경우 외국의 거래기업을 담당했던 담당자가 거래선을 갖고 나와 새로운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고, 특별한 제작기술 없이 조립만으로도 제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
특히 이들 업자들은 자체 공장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제조업체로 등록해 음성적인 거래를 하고 있으며 직접 영업을 하는 경우보다는 안면에 의한 안면장사가 많아 잘못하면 부도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영세업체의 경우 자가공장이 있건 없건간에 우선 자금조달력이 가장 큰 문제로 작용한다. 최근 국내의 여유자금사정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자금회전에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정책에 의해 돈줄이 조여지고 있어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편 업계가 극히 어려워하는 것은 최근에 일고 있는 3D 현상으로 인력이 타산업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업체를 보면 생산라인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으나 생산직 사원의 태부족으로 라인이 그냥 쉬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최근의 서비스 산업발달과 고학력자들의 대거 배출로 인력이 주로 생산업체보다는 서비스업체로 빠져나가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이렇게 이탈하는 사원을 붙잡기 위해 임금을 인상시키고 복리수준을 향상시키는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나 이미 터진 물꼬라 겉잡을수 없는 현실이다.

자구노력으로 재생길 찾아야
제3차산업으로 인력이 심하게 유출되는 등 컨베이어업계의 인력이 타업종으로 다량 유출되고 그나마 남은 인력이 업종간 인력확보싸움 때문에 이의 확보를 위한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자금압박.인력부족등의 물살에 이미 ‘D’기공, ‘H'벨트등이 사라졌으며 언제 또 어느 업체가 없어질지 불안한 상태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많은 업체가 생겨 능력이 없는 업체가 쓰러지는 것은 자유경쟁시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현상이 자꾸 표면화되면 컨베이어 업계 전체에 대해 불신감만 깊어지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이에 대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 또한 이 부분에 대한 뾰족한 처방책이 없어 업계로서는 경기침체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대다수 업체들은 자구노력의 한 방편으로 건수에 따라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등 사업의 현상유지만을 바라고 있는 추세다.

한편 업계는 이런 문제점해결을 위해 업계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업계 정화를 위한 획기적 조치가 정부측에서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업계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업계 스스로 인력관리에 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사원의 복리후생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보다 더욱 신경을 써 작업장을 개선하는등 근로조건을 대폭 개선해야 하며 인건비 인상 등을 통한 인력유인책을 강화해 타업종으로의 인력유출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도 업계활성화를 위해 법적 보조수단을 마련하고 재정적 지원을 확충해 컨베이어업체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업계스스로는 그동안 안일하게 여겨왔던 신상품개발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등 자구노력을 적극 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동 업계에서는 주로 수입에 의존해 국내 판매를 하는 것에 만족했고 이후에 수입대체품을 생산하고 있기는 하나 이미 국제경쟁력을 상실하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제 업계가 긴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되자 그동안 안으로 곪았던 생채기가 밖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연구개발투자에 소홀해 왔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라도 민.관 합동의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경쟁력확보에 나서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할 때다.
그렇다면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업체 도산등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는 업계를 되살릴 대책은 없을까?

가느다란 회생의 빛보여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업계는 회생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류측면에서의 신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과 당분간 저가품수입으로 업계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그나마 피어날 수 있는 꽃씨를 뿌리는 것으로 신모델을 하나의 아이템으로 선정, 이를 불황타개책으로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업계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신모델 개발에 기치를 올리는 것은 더 이상 수입품에 의존할 수 없다는 공감대 형성과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기종 및 모델의 개발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당분간이나마 저가품수입을 확대하는 것은 기술개발능력이 없는 영세업자들의 자구책으로 우선은 일본과 서구선진국으로부터 이를 수입해 국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투자를 꺼려했던 국내 사용업체에 다소나마 투자 의지력을 돋구는 대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륙.못지.대구컨베이어.메리트.우양등 업체가 이런 방면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실제 실행에 옮긴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훗날 업계가 탄탄히 일어설 수 있는 밑거름을 지금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따라서 밖으로 드러난 생채기를 그대로 둘것이 아니라 칼로 떼어낼 수 있는 용단을 내려야 할 때다. 예를 들면 신상품개발의 경우 기업의 예산책정시 가장 우선순위를 둔다거나 저가신상품 수입시 앞으로의 전망 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한다던지 하는일이다.

또 정부는 영세업체에 대한 과감한 투자지원으로 이들에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배양해 준다던지 하는 일이다. 물론 이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무엇보다 정부의 대폭적인 지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업계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찾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