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이달의 물류인 / 백만현 제5회 물류관리사 수석합격자

admin

ㆍ게재년/월

2001/11

"좋은 교재와 강의선택, 여자친구 선물이 수석합격 비결"
"물류는 중요하고 성장가능성 많은분야, 공부 계속할 생각"

지난 9월 2일 치뤄진 제5회 물류관리사시험은 9,175명이 접수, 4,025명이 응시하여 응시자의 15.4%인 618명이 시험에 합격하였다. 이는 지난해 269명보다 배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이중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416명이었고 10대는 7명, 50대 이상도 14명이나 되었다. 반면 여성 합격자 수는 작년 전체합격자의 17.5%를 차지했던데 반해 올해는 66명으로 전체합격자중 10.6%에 그치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수석의 영광은 아주대학교 경영학부 3학년 재학중인 백만현씨에게 돌아갔다.

시험준비기간 단 2개월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아주대는 중간고사가 한창이었다. 백만현씨 역시 아직 한과목이 더 남아있다며 도서관에서 나왔다. 수석합격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얼떨떨해요. 떨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과연 내가 수석을 할만한 실력이 있나하는 의구심도 들고요”라며 겸손해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시험준비기간이 단 2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것. 1학기를 마치고 맞이한 여름방학 두달동안 공부해서 이렇게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두달동안 암기위주로만 공부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저도 뜻밖이예요. 일단 시험자체가 높은 사고력을 요하지 않고 난이도도 높지 않아서 학생들에게 유리한 점이, 좋은 교재와 강의를 선택한 것과 시너지 효과를 내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 같아요”
그는 처음에는 공대 화학생물공학부로 아주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던 공부가 아니었기에 전공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1학년을 마치고 들어간 군대에서 고참이 물류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물류를 처음 접했다. 전공에 대한 회의와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때라 자격증 시험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고참이 준비하는 것을 보고 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제대 후 경영학과로 전과하고 난 뒤 물류관리사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얻고, 방학이 시작되자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물류는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분야라 공부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물류에서 쓰이는 용어가 너무 생소했기 때문에 우선 용어사전을 구입해 틈틈이 모르는 용어가 나오는대로 들춰보면서 공부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만의 시험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간 것이다.

물류관련법규 집중적으로 공부

물류관리사 시험은 물류관리론, 화물운송론, 보관하역론, 물류관련법규 4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류관리론은 개론적인 성격이 강한 과목이기 때문에 평소 포괄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면서 물류관련 기사를 주의깊게 봤구요, 저는 주로 화물운송론과 보관하역론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화물운송론의 경우 무역과 관련이 깊은 과목이라 실무경험이 전무한 저로서는 무조건 암기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상하차 자동화가 결론인 보관하역론 역시 지게차와 같은 하역기기 장비를 본적이 없어 공부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라며 공부방법을 밝혔다.
그는 4과목 중에서도 특히 물류관련법규에 승부를 걸었다. “보통,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물류관련법규를 제일 어렵다고 해요. 외울게 너무 많아서인데, 저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내가 쉬우면 남들도 다 쉽고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다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남들이 공부하기를 꺼리는 물류관련법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덕에 물류관련법규는 단 3문제만 틀렸고 이것이 수석의 중요한 원인이 된 듯 하다고 했다.

사회의 인식부족이 제일 큰 문제

시험공부를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역시 물류에 대한 사회의 인식부족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고소득자 서열 4위가 물류관리사인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인식이 낮아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사회에서 별로 인정해 주지도 않는 자격증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회의가 들 때도 많았습니다”라며 자신과의 싸움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학교 역시 회계와 세무만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밖의 다른 많은 영역, 물류 유통 인사 마케팅 등은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고 했다. 또한 시중에 나와있는 교재도 단 3권밖에 없을 뿐더러, 그나마 나와있는 책도 오타나 오답이 너무 많고 유형도 제각각이어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학원강의는 지방의 경우 개설되어 있는 곳이 단 한곳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시험이나 그 시험이 정착되기까지는 2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무사나 회계사시험도 처음에는 어려웠다고 들었거든요. 이러한 여러 문제점도 물류관리사 시험이 정착하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이기 때문 아닐까요”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모의고사 통해 자신감 얻어

단 2개월의 공부로 수석까지 해낸 놀라운 발군의 실력을 가진 그지만 그도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가졌을 것 같았다. “당연히 저도 시험이 다가올수록 초조하고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교재나 인터넷을 통해 4번 정도 본 모의고사에서 항상 90점 이상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자친구가 절 항상 응원해줬기 때문에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구요. 시험전날 여자친구가 준 선물은 엿이나 초콜렛이 아닌 빨간 팬티였습니다. 그게 수석의 숨겨진 비밀이 아닐까 생각해요”라며 크게 웃었다.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물류는 분명히 중요하고 앞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해요. 공부도 흥미있구요. 그래서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에도 ‘저놈은 역시 틀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공부를 계속 할 예정입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엔 두달동안 공부하고 어떻게 수석을 할 수 있었을까 의아했지만 한번 자리에 앉으면 엉덩이가 짓무를 정도로 공부하는 높은 집중력과 끈질긴 인내력을 가진 그니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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