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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파업 / ‘택배비 인상분 분배’ 둘러싼 노사 입장차 팽팽
     
ㆍ게재년/월 2022/02
‘택배비 인상분 분배’ 둘러싼 노사 입장차 팽팽
논란만 키운 사회적 합의 이행점검 택배파업 장기화 전망

 
 
지난 12월 28일부터 시작된 택배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우여곡절끝에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택배노조와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택배기업간 갈등과 분쟁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택배 물동량의 급격한 증가로 하루 12시간 이상 새벽까지 일하던 택배기사가 과로사하는 일이 속출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택배사, 정부, 정치권,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소비자단체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이하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고 택배기사의 장시간 노동을 실질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택배기사의 분류작업이 완전히 배제되고, 최대 작업시간이 1일 12시간,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장시간 노동을 제한했다. 또한 이에 따른 원가 상승요인을 감안해 택배요금을 170원 올리는 것에도 합의했다.
즉,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는 택배비 인상을 감내하고, 택배기업은 인상된 택배비를 택배기사의 노동조건 개선 비용으로 사용하고, 정부와 여당은 택배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CJ대한통운 연 3,000억원 초과수익’  택배노조 주장
그러나 이같은 사회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총파업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이 인상된 택배비를 택배사의 초과이윤으로 챙기고 사회적 합의를 무력화하는 부속합의서를 강요하는데다, 분류작업 인력투입에 대해서도 단속만 피하자는 식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우선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인상된 택배요금 170원중 51.6원만 사회적 합의 비용으로 사용하고, 총 연 5,000억원의 요금인상분중 3,000억원을 추가 이윤으로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택배비는 입찰 형태로 정해지기 때문에 실제로 오른 비용은 140원이고, 이중 절반인 약 70원을 택배기사 수수료로 배분했다고 반박했다.
택배기사 분류작업에 대한 입장차이도 큰 상황이다. 택배노조는 여전히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CJ대한통운은 1월부터 5,500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분류인력 비용도 100%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제정된 표준계약서에 ‘당일 배송’, ‘주6일제’, ‘터미널 도착상품 무조건 배송’ 등이 포함된 부속합의서를 끼워 넣어 표준계약서 자체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택배노조는 택배파업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CJ대한통운이 “계약관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교섭을 하지 않는 태도는 ‘간접고용’ 뒤에 숨어 문제해결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로 택배대리점과 택배기사간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택배사와 택배기사는 계약관계가 아니다.
이처럼 양측의 평행선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있다. 파업참여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온라인 주문이 강제 취소되기도 하고, 택배터미널에 갇힌 택배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사회적 합의 주체들이 나서서 양측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종교 및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실질대화 참여, 국토부의 사회적 합의에 대한 실효성있는 이행점검, 사회적 합의를 주선한 민주당의 중재노력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택배노조 역시 국토부와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분이 택배배송 수수료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국토부 현장점검 결과 ‘합의사항 이행 양호’ 발표
이에 국토부는 사회적 합의 이행상황 1차 현장점검 결과, 분류인력 투입 등 합의사항을 양호하게 이행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택배기사 과로방지 사회적 합의가 올해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1월 첫주부터 불시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1월 둘째주에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택배현장의 심층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총 5개조로 구성됐으며, 1개조에 국토부, 고용부, 공정위, 민간전문가 3인을 포함해 7인씩 구성했다.
주요 점검 내용은 사회적 합의 핵심사항은 ‘분류 전담인력 투입 또는 택배기사 분류작업 수행시 별도 대가 지급’ 여부이며, 이외에 고용·산재보험 가업, 심야배송 제한 준수 여부도 함께 점검했다.
민관 합동조사단이 25개 택배터미널을 점검한 결과, 분류 전담인력을 투입했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택배기사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개 택배터미널중 분류인력이 전부 투입돼 택배기사가 완전히 분류작업에서 배제된 곳은 7개소(28%)였으며, 분류인력이 투입됐으나 택배기사가 일부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곳은 12개소(48%), 구인난 등으로 택배기사에게 별도 분류비용만을 지급하는 곳은 6개소(24%)였다.
또한 소규모 분류장 등 터미널 규모가 협소해 분류작업과 상차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등의 시설적 한계로 택배기사가 일찍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배송물량이 적은 지방 또는 일부 택배 터미널은 분류작업 시간이 약 2시간 정도로 짧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해 분류 전담인력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터미널은 택배기사에게 분류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분류인력 구인비용은 지역별로 달랐으나 2022년 최저임금 9,160원 이상인 시급 9,170~1만 6,000원 수준이었으며, 분류비용을 별도로 지급받는 택배기사의 월 평균 추가 수입은 약 50만원 상당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회적 합의 시행 이후 전반적으로 작업강도가 낮아진 것은 확인됐으나,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완전 배제돼 작업시간을 실질적으로 줄이게 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심야배송 제한과 사회보험 가입 등 사회적 합의 사항은 정상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점검 택배터미널에서는 22시 이후 심야배송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4개 택배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각 택배사는 21시 이후 시스템 차단을 통해 배송을 제한하고 있었으며, 불가피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시스템 사용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심야배송을 제한하고 있었다.
사회보험 가입의 경우 점검 대상 터미널 모두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비용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있었다. 1월 기준 주요 택배 4사의 고용·산재보험 가입률은 9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점검 이후 민관 합동조사단은 분류인력의 숙련도와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이 연동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분류인력 숙련도를 조속히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과 함께, 현실적으로 분류 전담인력 투입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에는 휠소터 등 자동화 설비 지원이 우선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현장이 협소한 터미널의 경우에는 현장 특성을 고려해 택배기사 시차 출퇴근제 도입 등에 대한 의견 등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택배기사 작업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기사에게 별도 분류비용을 지급하기보다는 분류 전담인력 투입 또는 자동화설비를 통해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택배사에게 권고하는 한편, 개선대책 이행상황 역시 점검해 나간다고 밝혔다.

‘핵심쟁점 요금분배 제외’ 택배노조 재조사 요구
이같은 국토부 발표에 대해 택배노조는 가장 중요한 요금 인상분 배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택배노조는 국토부의 현장점검은 택배노조가 고발하는 택배터미널은 조사하지 않고 제외한채 임의로 대상을 선정해 출발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부 발표에 따르더라도 25개 택배터미널 가운데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가 배제된 곳은 7곳에 불가하고 여전히 다수의 터미널에서 택배기사의 분류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택배터미널내 분류 전담인력이 투입된 경우에도 분류인력의 숙련도가 높지 않아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하는 택배기사가 많이 있으며, 분류 전담인력이 분류작업을 정상 수행한 경우라도 택배기사가 배송경로에 따라 물품을 재배치하는 등 추가로 작업하는 등 여전히 노동조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택배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운 요금분배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택배파업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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