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풀필먼트시장 재편 / 이커머스 쿠팡 vs 네이버 양강구도 풀필먼트 경쟁 심화

ㆍ게재년/월

2023/08

이커머스 쿠팡 vs 네이버 양강구도 풀필먼트 경쟁 심화

풀필먼트와 IT 결합 ‘물류 대형화·고도화’

이커머스의 폭발적 증가로 물류에서 차지하는 풀필먼트서비스 비중 역시 확대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SECTOR UPDAT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210조원이며 물류시장은 이중 약 10%로 추정된다. 그중에서 풀필먼트 시장규모는 2조 3,000억원으로, 현재 약 10%의 침투율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7~10%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커머스 시장내 풀필먼트 침투율 20% 가정시 2025년까지 연평균 29%, 침투율 40% 가정시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가 전반적인 물류센터 확장 붐을 일으켰다면, 풀필먼트서비스는 IT기술이 융합된 더욱 대형화되고 고도화된 물류센터로 진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커머스시장은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다수의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 들어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쿠팡과 네이버 양강체제로 재편중이다.

풀필먼트는 판매자가 풀필먼트서비스 기업에 물류를 위탁하면 전문업체가 주문부터 제품 배송까지 전과정을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따라서 풀필먼트서비스는 상품의 입고, 보관, 제품 선별, 제품 포장, 배송, 교환 및 환불 관리까지 통합 제공한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수백만건 상품 재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주문에 맞춰 선별해 포장하고 고객 니즈에 맞춰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물류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소품종 대량 생산 시대에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물류업무였지만, 지금과 같은 다품종 다량 주문 시대에는 개별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패턴에 맞춘 물류서비스 제공이 기업의 경쟁력이다.

따라서 풀필먼트기업은 IT 기술을 활용해 물류 공급망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4PL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 확장 전략 유지

풀필먼트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마존 FBA이다.

아마존 FBA(Fulfilment by Amazon)는 이커머스 고객의 주문 수령부터 물류와 배송 전과정을 대리해 주는 서비스다. 판매자가 아마존의 풀필먼트센터에 상품을 보관하면, 아마존은 수수료를 받고 상품의 보관부터 배송, 사후 고객서비스까지 전과정을 처리한다.

아마존은 풀필먼트서비스에 IT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무료배송 구독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으로 확보한 구매데이터로 수요를 예측해, 물류를 효율화하고 물류창고내 자율 로봇인 키바(KIVA)로 운영상 오류를 감소시켰으며, 인공지능 알렉사로 고객별 상품 수요를 예측한다.

고객은 FBA서비스로 아마존이 제공하는 라이브챗 고객관리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교환과 환불 등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판매자 역시 FBA 정기배송 할인 프로그램, 멀티 채널 주문(MCF, Multi-Channel Fulfillment), FBA 수출 등 아마존 인프라를 활용해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아마존 풀필먼트센터에 보관된 상품을 다른 판매 채널 주문에 활용할 수 있는 MCF는 판매자가 재고를 채널마다 산발적으로 입고시키는 것이 아닌, 아마존 풀필먼트센터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어 재고 부담을 확실히 줄인다. 아마존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2배 이상 늘렸으며, 현재 미국에 110개를 비롯, 전세계에 185개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아마존은 한때 일부 물류센터를 전대하겠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양호한 입지의 물류센터 확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아마존의 북미 물류센터 증가분은 2,210만㎡로, 2021년 대비 1/4 수준으로 줄이고 물류 포트폴리오의 효율화를 위해 최소 8만 5,000㎡의 전대계획을 밝혔다. 대신 아마존의 직접 소유를 2022년말 2,200만㎡까지 확대했으며, 여전히 배송시설 위주인 8,200만㎡에 달하는 231개 물류창고를 신규 오픈할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쿠팡 물류 내재화 vs 네이버 물류 연합군

국내 풀필먼트시장은 수많은 기업들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왔다. SSG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시장 진입을 모색했고, 홈플러스는 2019년 계산/안양/원천점을 풀필먼트 센터로 리뉴얼했으며, 아마존은 11번가와 협력을 통해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로 고착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쿠팡의 와우멤버십 회원은 1,100만명,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 수는 800만명에 이른다. 풀필먼트 경쟁력은 단순한 물류센터 인프라만 갖추는 것이 아닌, IT기반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쿠팡은 막대한 물류 투자로 자체적인 물류 내재화를 시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IPO로 유입된 자금은 2022년 100만평의 물류센터 확보에 사용했다. 이같은 물류경쟁력은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커머스시장 재편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의 전략은 직접 상품 판매의 책임을 지는 ‘직매입’으로, 현금흐름의 규모를 키우고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로켓배송을 사용하는 와우멤버십 회원 수는 월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전년대비 200만명 증가했다. 이제 더 이상 최저가 정책을 내세우지 않아도 될 만큼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네이버는 쿠팡과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쿠팡이 판매 당사자라면 네이버는 자체 이커머스서비스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판매자의 상품을 등록해 주는 판매자 물류 방식이다.

즉, 쿠팡에 입점하는 판매자는 쿠팡이 제시한 단가와 수량으로 쿠팡 물류센터에 납품하면 이후 판매가격은 쿠팡이 설정한다. 따라서 쿠팡이 상품에 마진을 크게 적용하든, 헐값에 매각하든 상품 판매 권한과 재고 부담은 모두 쿠팡에게 이양된다.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장되고 별다른 마케팅이 필요 없지만, 판매자에게 브랜드 손상의 리스크는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쿠팡은 주로 대형 판매자를 선호한다.

반면 네이버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를 제공하지만 ,판매자가 직접 마케팅을 해야 하고 배송 부담을 져야 한다. 따라서 네이버 커머스에서는 단순 택배보다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기업이 매우 중요하다.

쿠팡은 물류 역량을 내재화했으며, 이는 아마존이 활용하는 asset-heavy 전략과 유사하다. 쿠팡은 100만평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풀필먼트 전문기업과 협력하는 외주화 전략이다. 이는 솔루션 기반의 쇼피파이, 알리바바에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는 판매자가 위탁한 풀필먼트 물류기업과 판매자간 연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이버는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기업 연합 NFA(Naver fulfilment alliance)를 출범했으며, CJ대한통운, 파스토, 위킵, 두핸즈 등으로 구성됐다. 매출 기준으로는 중대형 고객 중심인 CJ대한통운이, 고객 수 기준으로는 파스토가 1위다.

또한 네이버는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에 대응해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은 익일에 배송하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판매자 매출이 기존 대비 평균 30% 이상 늘어나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결국 네이버 커머스의 성장성은 풀필먼트 협력기업의 성장과 서비스의 질에 달려 있다.

풀필먼트센터 확보 경쟁

이같은 쿠팡과 네이버의 경쟁은 로켓배송 및 도착보장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위한 풀필먼트센터 확보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쿠팡은 국내 물류센터의 최대 수요처이며, 네이버와 협력하는 풀필먼트 기업들의 물류센터 확장세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질 높은 풀필먼트서비스를 위해서는 많은 재고를 보유할 수 있는 넓은 면적과 수요자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입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풀필먼트센터에는 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네이버 NFA 기업인 CJ대한통운은 2021년 곤지암/용인/군포에 이어, 2022년에는 남사와 여주에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했다. 향후에도 수도권 중심으로 풀필먼트센터 확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스토는 용인 1, 2센터를 연이어 구축한데 이어, 남청라 센터 오픈도 앞두고 있다. 이들 모두 디지털 분류시스템, 자율주행 로봇 등 IT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풀필먼트 수요는 수도권 대형 물류센터의 수요로 직결된다. 2021년 CBRE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A급물류창고는 연면적 기준 임차인의 75%가 3PL과 이커머스였다. 3PL에는 네이버의 NFA와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 기업들도 포함되고, 이커머스에는 쿠팡이 포함된다. 평균 임차면적은 산업별로 이커머스 1만 3,000평, 건설 1만 3,000평, 패션 2만 4,000평, 음식료 2만평으로 나타났다. 특히 풀필먼트센터의 경우 1만 5,000평 이상이어야 효율적 물류가 가능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처럼 국내 물류센터의 외적 성장에 이커머스, 특히 풀필먼트의 성장성은 절대적이다.

쿠팡은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향후 풀필먼트센터 위주로 임차 면적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프로로지스에 따르면, 이커머스 매출 1조원 증가시 필요 임차면적은 3만 5,000평으로 환산된다.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2020년 94.6%, 2021년 49.9%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쿠팡이 매출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향후 4년간 172만평의 신규 물류창고가 필요하다. 이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공급될 수도권 물류센터의 50%를 흡수하는 수준이다. 쿠팡과 아마존 모두 매출은 물류창고 면적에 비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