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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로 수요 뜸한 자동창고시장에
덩치큰 기업들 가세
 연이은 선거정국과 불경기로 자동창고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자동창고 건립계획만 세워놓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추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90년초 무렵 유수한 그룹들의 자동창고시장 참여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은 좁아진 양상이다.
그동안 신흥기계를 제외하고는 금성산전, 심정항공, 대우중공업 등 재벌그룹내 FA관련사들이 물류시스템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현대그룹내의 현대로보트산업,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뛰어들었고 롯데그룹의 롯데기공도 가세했으며 코오롱 그룹의 코오롱엔지니어링, 효성그룹의 효성중공업, 한국화약그룹의 한국종합기계까지 대부분의 10대재벌그룹이 물류시스템시장에 참여한 상태이다.
여기에 동명중공업과 못지도 이들 대기업들과 경쟁,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최근의 극심한 경쟁심화에 따라 신물류기기의 출현과 기술개발이 급진전을 보이고 있어 유저기어의 물류시스템 구축도 더욱 다양화되고 실효성이 높아지고 있다.
80년초. 자동창고 컴퓨터요원이 키보드에 표시를 해놓고 그것만 누르면 작업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자동창고에 대한 관리지식이 황폐하던 시절이다.
자동창고, 물류관리의 꽃인가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기업의 실정은 어떠할까? 자동창고에 대한 장단점파악은 이미 보편화될 정도로 관심과 이해가 깊어졌다고 판단된다.
선입선출과 입출고상황이 즉시 파악되며 인력이 절감된다는 점에서 자동창고는 기업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물류기획자들이 자동창고가 정말로 [물류합리와의꽃]인가를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자동창고가 자사의 물류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큰 투자비만 날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자동창고는 수억에서 수십, 수백억의 대규모투자비가 들게되고 한번 설치하면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도입을 하기 전에 신중한 검토를 거듭하는 것이다.
검토의 핵심은, 때에 따라 다른 물량변동의 현실을 자동창고가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하는 점 때문이다. 예컨대 주류의 경우 금.토요일에는 출고량이 평일의 2~3배가량 늘어나므로 이를 기준으로 설비를 갖춰놓으면 평소에는 기계를 놀려야 하는 비효율을 안게 된다.
또 유니트로드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자동창고인데 갈수록 다품종 소로트화되어 단위화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항공 물류연구소의 배점휴 소장은 유저의 기기관리 중요성을 강조한다.
“물류자동화설비는 한번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운영개선을 해주어야 합니다.
상당수 회사들이 기기를 자기 것으로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예컨대 상품패턴변경, 거래처 증감, 물량 증감 등이 설비운용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해서이죠. 이를 스스로 응용,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계약 없이 견적만 무성
자동창고를 공급하는 물류시스템기기업계에서는 유저들의 도입검토에 관한 견적요구만 즐비하고 막상 계약단계까지 가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불평한다.
신흥기계 황영룡 상무는 “올해 자동창고수요는 작년만 못하다”며 “어차피 자동창고는 투자여력이 있는 회사에서 도입하는 것” 이라고 못을 박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불경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계약이 지연되는 예가 있다” 고 업계실태를 설명했다.
한편 산업계의 투자심리위축에도 불구하고 자동창고기기업계의 신제품 및 기술개발은 더욱 활발해지는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채롭다.
자동창고의 선두주자인 신흥기계는 재벌그룹들의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기는 추세」 속에서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미ASI사의 물류시뮬레이션 S/W의 도입을 비롯 의류물류시스템, 컨테이너 상하차시스템, 무인지게차 등 신 품목의 개발은 그 일례이다.
올해 들어 공사 중인 업체수는 14개사업장으로서 이 가운데는 중소기업이 절반가량을 차지, 대기업위주의 시장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자동창고 수요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흥은 79년 사업 참여 이래 1백20여사에 시공한 경험이 마케팅의 강점인데 유저측에서는 신뢰감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그동안의 소중한 경험에 힘입어 로봇파렛타이저, 스태커크레인 등 대부분 국산화시킨 점은 공로라 할 것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의 부품자동창고를 비롯 한남화학, 삼화화성, 한양공영, 대원산업, 삼도산업, 동양중공업, 삼익악기, 동국합섬, 동양폴리에스텔, 코오롱, 진합정공, 물개표, 기아자동차의 14개사업장에서 진행중이며, 10월부터는 한국타이어 신탄진공장의 자동창고 건립이 시작될 예정으로 있는데 하반기의 활동이 주목된다.
삼성항공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온양공장, 성신양회 부산공장, 한국중공업 창원공장, 한양목재 인천공장의 자동창고 건립을 진행중, 9월에는 금호그룹의 한국복합화물터미널 물류센터 준공예정으로 있다.
지금까지 70여건의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은 그룹사물량위주의 멍에를 벗고 올해 들어 그룹사 외의 물량이 주류를 이뤄가고 있다.
삼성은 올해 1월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동화사업팀이 합류됨으로써 관련 엔지니어링인력을 충분히 확보, 막강한 인적구성을 무기로 대대적 시장공세를 펴고 있다.
이미 준비작업으로 작년 8월에는 일본의 최대자동창고업체인 다이후쿠사와 자동창고에 대한 기술제휴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일본인 기술고문 구보 요시조씨가 작년부터 영입되어 엔지니어링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구보 요시조고문은 물류정보시스템 설치회사인 팔텍사의 관리담당상무출신으로서 파격적인 대우 조건으로 삼성에 영입된 이후 각종 브리핑자리에서부터 광고모델로까지 전면공세의 선봉이 되고 있다.
두재벌그룹간 시장쟁탈전
금성산전은 크게 스태커크레인형과 로터리랙형 자동창고를 공급하고 있다.
금성은 88년 일본의 자동창고 전문업체인 오카무라사와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 로터리랙형 자동창고분야에서 다양한 기종을 개발하여 타사와 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주)못지의 미화이트사 로터리랙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데 그동안 로터리랙은 수요가 뜸한 편이었으나 점차 자동창고시장에서 몫이 커질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금성은 최근 창고높이 20M이하의 표준형 스테커크레인 자동창고 및 3~18톤 적재의 중량물 자동창고를 개발하여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본격적인 시장공세에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는 완공을 앞둔 럭키 청주공장을 비롯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강진공업 하남공장 등이 있다. 지금까지의 시공실적은 45개사업장을 헤아린다.
신흥과 삼성항공, 금성산전의 3사가 자동창고시장에서 비교적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재벌그룹중 코오롱엔지니어링, 효성중공업, 현대로보트산업,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그룹의 롯데기공은 그룹사 위주의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은 3사가 그룹내에서 경쟁관계에 놓여 있어 더욱 치열한 수주전을 치르고 있는데, 과거 삼성그룹경우에도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항공의 3사가 그룹내 경쟁관계에 놓여 잇다가 결국 삼성항공으로 통합된 사례가 있어 현대3사의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의 경우 물류관리가 특히 활발한 일반소비재품목의 계열사가 많아 자동창고기기업체의 주요 공략업체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롯데기공이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물건너간’ 셈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국내의 대표적인 선두재벌 그룹 중 거의 대부분이 FA사업의 핵심으로 자동창고 기기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또 그룹사는 아니지만 동명중공업과 (주)못지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이들 재벌기업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고 있는 업체들.
효성, 스태커크레인 개발강화
그러면 자동창고3사 이외의 기업들은 어떠한 전략을 추진중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오롱엔지니어링은 현재 그룹 코오롱 필름증설라인 자동창고와 김천공장 생산라인 중간 Buffer창고 1기, 제품창고 1기공사 및 코오롱상사 수원물류센터의 디자인을 진행중이다.
코오롱은 당분간 그룹사물량에 주력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힘쓸 방침, 그룹사외의 실적은 유한킴벌리 성남배송센터의 공사로서 이곳은 국내최초로 소팅시스템이 도입되어 화제가 됐었다.
한편 동명중공업도 최근 스태커크레인 고유모델을 개발완료하고 신규프로젝트로부터 적용계획으로 본격적은 공급에 나서고 있다.
효성은 그동안 자동창고 핵심기술의 하나인 스태커크레인부문에 과거 동진기계공업 출신의 기술인력을 대폭보강, 신모델 연구를 계속해 왔었다.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중소규모시스템에 적함한 경제형과 하이랙시스템을 타켓으로한 고성능형으로서 특히 고속주행(180m/min) 과 고속승강(50m/min)을 실현한 점이 특징이다.
한편 현대로보트산업은 제1호 수주인 선경UCB(주) 울산공장의 자동창고 공사를 진행중이다. 92년 8월말 가동목표로 현재 연산 2천7백톤에서 5천4백톤으로 생산능력을 배가하는 설비를 증설중이며 최근 들어 그룹내외로 마케팅을 적극 펴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90년부터 본격영업에 돌입, 그룹내의 자동차, 중공업, 전자, 건설분야를 유력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다. 자사 이천공장의 판금라인, 부품자동창고, 엘리베이터도어 보관자동창고를 시공한 실적과 현재는 8월말 완공예정으로 현대중장비산업 울산공장굴삭기조립라인의 자동창고 시스템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
이 공사는 수주금액 35억원규모에 7개의 자동창고가 설치되는 대형으로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완공후 VTR상영 및 견학유치로 자동창고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일본 무라다기계로부터 시스템엔지니어링 및 미ICIS(Inte-rnational Computer Integrated System)사의 물류소프트웨어 지원을 받고 있는데, 현대중장비산업의 공사에도 무라다의 엔지니어가 참여하면서 기술 지도를 해주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아직 기업에의 수주실적은 없으나 체신부 우편집중국의 우편분류시설을 설치한 경험을 갖고 있다.
투자액맞춰 시스템구축해야
롯데그룹의 롯데기공은 지난 4월에 롯데제과 평택공장의 자동창고를 1호로 완공했다. 이 평택공장 자동창고는 롯데기공의 샘플모델로서 오픈식날 그룹의 사장단이 견학을 올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롯데는 현재 롯데삼강,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 등 수요가 예측되는 그룹사를 상대로 수주상담을 진행중 향후 일정한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명중공업은 소형입체자동창고 및 디지털피킹시스템, 플로우랙시스템 등 특화된 품목개발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서류를 자동보관 관리할 수 있는 초소형자동창고를 개박하고 H은행과 수주상담중이다.
또 AGV에 상응하는 S.L(Square Loop Cart)를 개발하여 국방부에 납품하기도 했는데 향후 냉동형 자동창고 및 곡물보관창고 등 특수형 창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못지는 자동창고시스템중 최근 미화이트사의 수평회전식 케로셀시스템을 개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D항공, B약품사와 상담중.
한편 자동창고 참여업체의 수가 급증하면서 기기업계관계자들은 업계가 출혈경쟁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FA사업부 장병곤 대리는 다음과 같이 유저측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기기업체간에 경쟁이 더욱 심화되어 서로 가격낮추기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수주단가 위주의 입찰이되면 자칫 유저측에게도 부실한 시공이 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됩니다.
따라서 유저측에서는 금액만을 보고 시스템을 결정하기 보다는 투자금액에 맞추어 단계별로 시스템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스럽습니다.”
도입전 물류관리기준 설정필요
국내 산업계에 도입된 자동창고중 90%가량이 공장내 조립.출하라인에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생산공장내 자동창고는 비교적 입출고물량의 예측이 가능하여 설계가 쉽고 그만큼 성력화에 크게 이바지 한다.
반면에 공장으로부터의 제품을 중간 유통기지로 삼아 보관 배송하는 유통형 자동창고는 설계가 훨씬 어렵고 관리실무자들도 예측 못했던 상황발생에 대해 대처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이자동창고 도입시 면밀히 검토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충분한 전문지식은 아직 부족한 것이 산업계의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유통형 자동창고에 있어 자동창고자체의 활용가능성은 뛰어난 것이지만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그 기어의 물류서비스전략, 물류관리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결국 유저측의 적응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유통형 자동창고가 도입된 대표적 사례로는 삼성전자의 수원 종합물류센터, 럭키의 청주 중앙물류센터, 태평양화학의 대전 물류센터를 들 수 있다.
이들 물류센터는 물류전략의 핵심본부로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해 첨단의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전략물류관리가 요구되는 지금 자동창고는 갈수록 중추적 위치로 자리잡을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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