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CJ대한통운 인천GDC / 로봇·데이터기술로 무장 인천GDC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전진기지’

ㆍ게재년/월

2023/12

로봇·데이터기술로 무장 인천GDC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전진기지’

178조원 ‘초국경택배’ CBE물류시장 본격 공략

CJ대한통운이 CBE(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 역량 강화를 위해 인천GDC를 증축하고 최첨단 물류로봇시스템 오토스토어를 설치했다.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 구축하는 국제물류센터로, 미리 제품을 반입·보관하고 품목별로 분류·재포장한 후 해외 개인주문에 맞춰 제품을 배송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은 급증하는 이커머스 물량에 대응해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최적의 물류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거점별 GDC를 설립하고 있다. 각 대륙거점에 GDC를 구축하면 2~3주 이상 걸리던 배송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인천GDC는 글로벌 건강식품 쇼핑몰 아이허브(iHerb) 상품을 취급하는 물류센터로, 지난 2019년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연면적 1만 4,000㎡(4,200여평)에서 2만㎡(6,117평)로 규모를 확대해, 현재 500만개 이상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미국에서 배송돼 GDC에 입고한 제품들은 보세상태로 보관되며, 일본,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아태지역 4개 국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수출통관 및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된다. 이를 통해 아이허브는 물류비 절감은 물론 배송시간도 단축했다. 미국보다 지리적 근접성이 높은 인천GDC에서 발송함으로써, 소비자는 그만큼 빨리 제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 이경진 CBE운영팀장은 “인천GDC가 ‘물류 전진기지’ 역할을 하면서 물류 효율성은 물론, 고객사와 소비자 만족도까지 향상됐다”며, “고객사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토스토어로 보관효율 4배 증가

CJ대한통운은 SKU가 많은 소량 다품종 이커머스 물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천GDC에 로봇, 비전 테크놀로지, 빅데이터, AI, IoT 등의 4차산업 기술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물류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경진 팀장은 “증축에 따른 운영규모 확대와 함께 로봇·데이터 기반의 최첨단 기술력을 가미함으로써 GDC 운영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자동화설비가 오토스토어이다. 오토스토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담겨있는 빈(Bin)을 로봇이 피킹해 작업자에게 자동으로 이송하는 GTP(Goods-To-Person) 시스템이다. 재고를 보관하는 빈이 큐브 형태로 집약적으로 쌓여 있어, 보관효율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로봇은 상품 입출고를 위해 보관공간 최상단에서 빠르게 움직이면서 와이어를 수직으로 내려 빈을 꺼내고 넣는 작업을 반복한다. 또한 전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를 찾아가 충전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증축한 6,264㎡ 공간에 16단으로 7만 6,000개의 빈을 설치하고 로봇 140대를 도입했다.

입고와 출고는 모두 스테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작업자가 입고를 위해 호출한 빈에 재고 적치가 끝나면 오토스토어에서 보관한다. 현재 재고로 보관하고 있는 제품은 약 3만개 종류에 달한다.

출고는 고객 주문정보에 따라 로봇이 해당 상품이 적치된 빈을 꺼내 스테이션으로 보내면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주문 개수에 맞춰 상품을 피킹하고 배송 박스에 적치한다. 이때 화면에 상품이미지가 표시되고 작업자는 주문정보와 상품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오피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오토스토어는 스스로 재고를 재배치하는 최적화 작업도 진행한다. 오토스토어는 빈이 큐브 형태로 쌓이는 특성상 피킹할 상품이 하단에 위치해 있으면 빈을 꺼내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로봇은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주문량이 많아 회전률이 높은 상품을 상단에 배치하는 작업을 수시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로봇이 상품을 가져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경진 팀장은 “랙 방식과 비교하면 오토스토어는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될 뿐 아니라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작업자 앞으로 배송박스 이송 ‘QPS’로 물류생산성 향상

OTP(Order-To-Person) 방식의 QPS(Quick Picking System)도 물류 생산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QPS는 3Way 멀티 컨베이어를 활용한 다목적 피킹/분류시스템이다. 컨베이어는 피킹, 이송, 배출 등 3개 라인이 기본으로, 박스가 컨베이어를 통해 이송되다가 피킹할 상품이 있는 구역의 작업자 앞으로 박스가 흘러가고 나머지 박스들은 그대로 이동한다. 작업자에게는 피킹 위치 및 수량이 표시되고 웨어러블 스캐너로 피킹상품을 인식함으로써 피킹과 검수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처럼 QPS는 원활하게 박스가 이동하도록 설계해, 작업자 로드 밸런싱이 최적화되고 피킹으로 인한 병목현상이 없어 작업 속도가 향상된다.

이경진 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PTG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OTP 방식과 제품이 사람을 알아서 찾아가는 GTP 방식의 시스템을 활용해 물류 효율성은 물론 작업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QPS와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함에 따라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상품 기준정보 기반 박스공급·검수 자동화

인천GDC는 박스 공급과 검수도 자동화했다.

작업자에게 피킹 주문이 할당되면 상품 기준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주문량에 대한 체적을 고려해 박스 사이즈가 결정되고, 박스 제함기에서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이경진 팀장은 “인천GDC는 입고되는 모든 제품들의 체적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있다”며, “최적 박스를 사용해 박스내 빈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7종류중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현장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스 측면에 표기하는 박스바코드에 코팅라벨 대신 ‘오징어먹물’식 잉크를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즉, 자동제함기가 박스 하단을 접으면 잉크 분사기가 박스 측면 골판지 표면에 바코드를 자동으로 새긴다.

이경진 팀장은 “인천GDC는 처음부터 배송박스가 사용되기 때문에 상품을 다른 박스에 옮기거나 별도의 라벨에 바코드를 인쇄해 부착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며, “실제 먹물은 아니지만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이 잉크를 분사한다고 해서 ‘오징어먹물 바코드’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인천GDC에서 대체한 코팅라벨은 약 2,200만장에 달한다.

박스가 QPS와 오토스토어를 거치면서 피킹이 완료되면 중량검수대를 지나면서 화면에 무게가 표시된다. 이미 데이터화한 제품별 무게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알맞게 들어갔는지를 검수하는 것이다. 중량 검수에서 ‘정상’ 처리가 되면 3D 스캐너가 박스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공급된다. 박스 테이핑, 송장 부착 작업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후 휠소터로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에 박스를 상차하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각 국가별 노선에 맞춰 발송된다.

연면적 1만 8,000㎡ 규모 사우디GDC 내년 준공

CJ대한통운은 인천GDC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도 연면적 1만 8,000㎡, 일 처리물량 1만 5,000상자 규모로 내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이 GDC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CBE 물류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기업 TI에 따르면 전세계 CBE 물류시장은 2026년 1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97조원 대비 무려 83.5% 증가한 규모다. 또한 TI는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가 2021년 1조 1,000억원에서 2026년 1조 3,000억원으로 약 21.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CJ대한통운은 GDC 운영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CBE 물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AEO 인증을 획득해 통관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으며, 인천GDC는 첨단화·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또한 CJ대한통운은 하루 6만개의 직구 물량을 처리하는 ICC센터(국제특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경진 팀장은 “경쟁력있는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CBE 물류시장의 ‘Top Player’로 입지를 굳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