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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 / 표준운임제 추진에 화물운송업계 강력 반발
     
ㆍ게재년/월 2023/02
표준운임제 추진에 화물운송업계 강력 반발
화주 운임 권고수준·처벌조항도 삭제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무력화 수준’


정부가 화물차 안전운임제 대신 표준운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운송사와 화물연대가 화주대기업 의견만을 반영한 편향적인 정책으로 사실상 제도를 폐지하는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달 18일 개최한 공청회에서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 이태형 물류연구본부장은 “안전운임제의 교통안전 효과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기존의 안전운임제를 가이드라인 성격의 표준운임제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화물자동차 운송사업연합회 최진하 상무는 “정부의 이번 방안은 화물운송 사업의 발전이 아닌 퇴보를 초래하고, 운송사업자와 차주간의 갈등관계를 더 부추겨 시장혼란만 심각하게 야기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안전운임위원회 화주에게 유리하게 변경
이번 정부 방안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표준운임제와 화주처벌 조항 삭제이다.
기존 안전운임제에서는 화주와 운송사간에는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와 차주간에는 ‘안전위탁운임’을 정하고, 이보다 낮은 운임을 제공할 경우 화주와 운송사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표준운임제는 차주와 운송사간 운임만 강제할뿐, 화주와 운송사간 운임은 가이드 방식으로 표준운임을 매년 공포한다. 사실상 권고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화주에 대한 과태료 처분 조항은 삭제한다. 즉, 기존 안전운임제는 화주가 안전운임을 지키지 않을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는데 표준운임제에서는 처분 조항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화주는 정부가 정한 안전운임에 상관없이 운임을 자체적으로 정하고 운송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운임구조 세부원가를 결정하는 안전운임위원회도 화주에게 더 유리해진다. 기존에는 공익위원 4명 이외에 화주와 운송사, 차주가 각각 3명씩 같은 수로 구성해 운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앞으로 화주는 그대로 3명인 반면 운송사와 차주만 각각 2명으로 줄어들고, 공익위원은 4명에서 6명으로 늘어 화주와 정부 의견이 더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외에 운송사의 운송기능 정상화 방안도 제시됐다. 운송사가 운송물량을 확보해 차주에게 배분하지 않고, 단순히 차주들의 위수탁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위수탁 전문 운송사는 제재한다. 
또한 화물차주의 공평한 일감보장 및 운송사 편법 방지를 위해, 최소운송의무 실적관리 범위를 차량 단위로 개편한다. 아울러 직접운송의무가 없는 운송사도 최소운송의무를 적용하고, 최소운송의무 위반시 처분수준을 강화하는 한편, 최소운송의무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한다.
화물차 증차와 관련해서는 운송사가 차량 및 운전자를 직접 관리하는 직영운영은 차종과 관계없이 신규 증차를 허용한다.

화물운송업계 화주 우월적 지위 남용 우려
이같은 정부 방안에 대해 화물운송업계는 안전운임제 무력화를 비롯해, 화물운송시장내 비대칭적인 권력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화주의 우월적 지위가 더욱 강화되고 저운임이 지속될 것이 뻔해, 운송사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진하 상무는 “화주로부터 적정 운임을 받지 못하면 운송사는 어떻게 차주에게 법적 위탁운임을 지급할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화물연대 역시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는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을 거부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안전운임제는 ‘적정 운임의 보장’이라는 정책수단을 통해 ‘과로·과적·과속 위험운행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정책으로 3년동안 여러 지표를 통해 성과를 증명해왔다. 그러나 국토부는 ‘운임과 안전의 상관관계가 없다’며 안전운임제를 단순 운송료 인상 요구로 격하시키고 안전문제는 구조적 관점없이 화물노동자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또한 화주처분 조항 삭제와 관련해,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현행 규정 하에서도 제도위반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도 위반과 회피가 만연했다며, 처벌 완화가 아니라 오히려 감시·감독 강화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운임위원회 구성 변경에 대해서도, 주체별 입장과 현장 의견이 반영돼야 화물운송시장 현실에 맞는 운임 결정이 가능한데, 정부가 결정하는 공익위원이 다수가 될 경우 안전운임위원회가 업계의 합리적 논의가 아니라 정부의 입맛에 따라 조종될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화물연대는 화주와 국토부의 ‘안전안전운임제가 시장구조의 본질적 개선 없이 운임만 강제하는 대증요법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안전운임제야말로 시장구조를 본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와 지입제·다단계 근절 대책을 분리하고 마치 안전운임제보다 지입제·다단계 해결이 더욱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다양한 이해주체가 복잡하게 얽혀 오랜 시간 고질적인 병폐가 누적되어온 화물운송시장에 ‘사용자의 각각의 경제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운임제도’의 도입은 그 자체로 화물운송시장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화물연대는 실제로 안전운임제 3년 시행 결과 시장 투명화, 다단계 거래구조 축소, 중간착취 감소 효과를 보이며 지입제로 인한 화물노동자 부담, 다단계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화주가 지급하는 운임과 화물노동자가 받아야 할 운임을 모두 규정함으로써, 운임이 중간에서 새는 금액 없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단계가 늘어날수록 운송사에 손해이므로 다단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주와 운송사 계약시 ‘더이상 가격입찰로 계약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화주는 약 32%, 운송사는 약 4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주가 가격이 아닌 운송서비스와 품질에 따라 운송사와 계약하는 유인이 증가하고, 운송사간 긍정적인 경쟁질서가 형성되는 계기가 됐다고 화물연대는 설명했다.

화물연대 ‘국토부 안전운임제 일몰 결론’ 주장
한편, 화물연대는 물류산업발전 협의체(이하 협의체) 운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이미 ‘안전운임제 일몰’과 ‘화주 이윤 극대화를 위한 규제 완화’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협의체를 형식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협의체는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8차에 걸친 회의를 종료했다는 것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협의체 시작 시점부터 화물노동자, 운송사, 주선사 등 대기업화주를 제외한 모든 주체가 시장혼란 최소화를 위해 ‘안전운임제 선연장, 후논의’를 요구했으며, 화주기업내에서도 안전운임제 유지에 찬성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2022)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존속여부에 대한 조사에서 32.9%가 일몰제 폐지, 23.5%가 일몰제 추가 연장을 요구했으며, 제도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56.4%로 안전운임제 폐지 의견(43.5%)보다 10% 이상 높았다. 
올해 1월 12일 발표한 화주기업 대상 무역협회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대상의 약 30%는 현행 안전운임제에 찬성했다. 특히 조사대상의 82.3%인 중소기업에 한정하면 ‘운임표준 없이 시장 수요-공급으로 운임 결정’(32%)과 비슷한 정도로 ‘현행 안전운임구조 유지’(31%)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협회는 “그동안 안전운임제는 비용 근거가 희박한 각종 부대 할증 운임을 부과하고, 물량 혹은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일정한 운임을 부과하는 등 비합리성이 있었다”고 대기업 화주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화물연대는 밝혔다.
정부 역시 화물운송산업을 실제로 움직이는 운송업 주체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대기업화주의 입장만 반영함에 따라 안전운임제는 일몰 기한을 넘기며 자동으로 폐지됐으며, ‘협의체에서 안전운임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국토부의 발표는 사실상 일몰 연장의 책임을 회피하는 명분으로 작용했다는게 화물연대의 의견이다.

법 개정 통과 난항 예상
국토부는 협의체 논의 결과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표준운임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안전운임제 연장을 주장하고 있어 실제 법안 통과는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방안은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논의 진척이 없는 상황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계속 법사위에서 논의를 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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