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이달의 물류인 / 조철휘박사 (주)프레임웍스 수석컨설턴트

admin

ㆍ게재년/월

2003/02

선진물류 국내에 소개
"한국물류 발전 위해 방향성도 제시할 것"

“우리보다 물류가 앞서있는 일본에서 쌓은 물류관련 지식이나 경험을 국내에도 널리 알려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물류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일본 (주)프레임웍스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조철휘 박사는 80년대 후반 물류·유통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간 이후 지금까지 일본에서 물류관련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프레임웍스는 SCM관련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SAP 재팬,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을 맺고 있으며, 작년 CJ시스템즈가 프레임웍스의 iWMS의 국내 총판권을 획득하면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본 산업물류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

그가 일본으로 공부하러 떠난 것은 당시 국내에서는 물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이 마케팅의 일부로 물류를 취급하고 있어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본은 60년대 ‘유통혁명’이란 책이 출판된 것을 계기로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투자가 많아지면서, 70년대 미국으로 유통을 배우기 위한 시찰단을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80년대 대대적인 유통 근대화 붐이 일어나 국내보다 최소 10년 이상 물류가 앞서 있는 상태였다.
그는 박사학위를 받은 뒤 줄곧 경제산업성, 국세청, 농림수산청,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일본 정부에서 각 산업의 물류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선 프로젝트들을 수립하는 일을 담당했다.
일본 의료기기, 일용잡화, 의류, 산업용 철강 등 각 산업의 물류표준화를 비롯 바코드 표준화, 전자상거래 제도 개선 등 약 20개의 프로젝트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국세청에서 마지막으로 수행한 소금산업 물류효율화 개선 프로젝트라고 한다.
일본은 소금이 전매사업으로, 7개 소금제조업체와 90년 이상 영업을 지속해온 62개 도매상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연간 소비되는 소금 800만톤 중 7개 업체에서 생산되는 양은 각 20만톤씩 140만톤이며, 나머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02년 4월부터 고급소금 100톤 미만은 자율적으로 수입 판매하는 것을 허용함에 따라, 조철휘 박사는 직접 62개 도매상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스템을 조사해 경쟁력이 없는 도매상들을 통합시켜 7개의 협업조합을 만드는 등 시장 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그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한국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소금산업에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데 대해 한편으론 부러움도 느꼈다”고 말했다.

CJ와의 협상 성공적으로 마무리

조철휘 박사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면서 일본내 물류만 개선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물류를 개선하는데도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결국 작년 2월부터 일본은 물론, 아시아시장에 두루 진출해 있는 프레임웍스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마침 프레임웍스는 한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CJ시스템즈와 업무제휴를 진행중에 있어서 그가 프레임웍스와 CJ의 협상 중개자 역할을 하게 됐다. 그는 소속이 프레임웍스였지만 CJ가 한국 기업이라 자사의 이익만을 쫒을 수가 없어서 양사가 이해조정을 할때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동료 직원이 ‘혹시 소속이 프레임웍스가 아닌 CJ시스템즈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팔이 안으로 굽듯이 한국 기업인 CJ에 애정이 많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결국 CJ와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올해부터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한국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라 뿌듯하다고 한다.

경험 토대로 국내기업에게 도움 주고파

조철휘 박사는 자신이 일본의 각 산업별 물류 분석 및 효율화를 위해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대학원 재학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국내 언론 매체에 일본 물류 현황에 대해 기고하는 것도 그중 한 방법이다.
“일본은 인프라나 시스템, 사고방식에 있어서 한국보다 물류가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일본 각 정부부처에서 일하면서 모아놓은 자료나, 미국이나 유럽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모은 자료가 꽤 많습니다.
이런 자료를 토대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국 물류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함과 동시에 선진국들의 물류를 소개함과 더불어, 나아가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는 글을 통해 한국 물류 발전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홈쇼핑과 함께 택배가 활성화되고 3PL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 같아 여기에 대해 글을 좀 썼습니다. 앞으로도 이처럼 한국 현실을 살피면서 물류인들이 바로 호응할 수 있는 화제를 위주로 계속해서 쓸 생각입니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내 물류 전문지인 유통설계21 등에도 가끔 글을 기고하기 때문에 회사업무와 병행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 같아 마음은 즐겁다고.
이런 활동덕에 국내 모 대학에서는 그에게 교수직을 제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트랜드를 좀더 살피고 살아있는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국내 물류인과 활발히 교류할 생각

올해에는 더 많은 물류인들과 교류할 생각이다.
많은 물류인들과 만나야 현황을 파악하거나 그들의 고민도 들을 수 있을 뿐더러, 혼자만의 사고로 독단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열정이 있고 배우려는 물류인들을 만나면 스스로도 힘을 얻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는 예전보다 자주 나올 예정이라고.
“저는 일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업무든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이나 돈보다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즐겁게 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온 것 같아 올해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예정이다. 평소에 볼링과 테니스, 등산을 즐긴다는 그는 앞으로도 주말은 자신만의 시간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책상에 계속 앉아만 있다고 공부가 잘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자신을 Refresh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식을 취해야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