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매거진

새해 새소망 / 권병철 세양 A&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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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04/01

사명 바꾸고 도약 시동 걸어
"물류설비 장기적 안목갖고 투자해야"

글 : 모덕천 기자

“물류설비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썽이 없죠.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해서 제품을 구입하거나,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조건 싼 가격의 설비를 도입하게 되면 나중엔 후회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땐 늦은 것 아닌가요”
권병철 세양 A&A 대표는 이왕 투자하려고 맘먹은 물류설비라면 신중하게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이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않고 투자해 결국에는 재투자해야 하는 상황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권 사장은 졸업후에 (주)서통 포장기계사업부에 입사했다. 포장기계 수입관련 업무를 하다가 엔지니어링쪽에서 포장설비 설계 및 생산업무도 관여했다.
서통에서 몇 년간 근무한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기획 및 영업파트로 입사한 그는 물류자동화 부분에서 10여 년을 넘게 근무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물류관련 자동화설비를 외국에서 들여와서 판매하는 수입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수입한 설비를 국산화하는 일에도 참여했죠. 자동분류기같은 경우, 완제품을 수입해와서 주변기기와 함께 유저에게 공급하는 일을 주로 했구요. 또 합섬과 제지쪽에도 영업을 했습니다”

VK Enterprise으로 내사업 시작
오랜기간 직장에서 일한 권 사장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독립을 생각하고 결심한다. 대기업이라는 조직에서의 역할도 있지만 대표라는 위치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오랬동안 지방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 가족과 함께 하고픈 마음도 간절했단다.
“대기업에서 10년 이상 일했기 때문에 물류산업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 물류가 선진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죠”
마침내 그는 지난 2002년에 독립을 감행했다. VK Enterprise이란 사명으로 물류자동화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분류기, 케로젤 등 미국, 유럽의 유명 물류장비를 수입 판매했다.
권 사장이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영업했던 부분은 도서관 물류자동화다. 사업을 시작하고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이 분야는 이미 외국에서는 입출납에 케로젤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권 사장은 국내 도서관의 자동화설비 도입이 초기단계라고 판단하고 국립 및 사립대학 도서관, 시립 및 공공도서관에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동분류기의 가장 큰 수요처인 유통업체와 택배업체, 우편집중국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유저 새로운 시스템도입 망설여”
권 사장은 영업을 통해 느낀 유저의 시각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유저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데 망설이는 느낌입니다. 자동분류기의 경우, 일본은 스틸벨트 타입에서 슬라이드 슈 방식으로 넘어 간 상태입니다. 유럽도 슬라이드 슈와 크로스벨트 방식의 도입이 많습니다.
그러나 국내는 스틸벨트 타입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이미 도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때문이지요.
자동분류기는 시간당 처리속도가 중요한데 스틸벨트 타입은 시간당 6,000 박스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은 슬라이드 슈 타입도 시간당 6,000 박스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외국에선 시간당 1만 2,000 박스까지 속도가 나도록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진사례를 보여주고 싶어도 유저들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권 사장은 “스틸벨트 타입은 이형물을 처리하기 좋지만, 이형물 10% 정도를 처리하기 위해 스틸벨트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해까지 권 사장은 자동분류기 등의 제품은 완성품을 수입하고 주변기기는 아웃소싱을 통한 방법으로 시스템을 공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 오퍼상으로는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올해부터 주변기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경기도 김포에 대지 1,000평을 매입한 상태다. 자제 공장에서는 직접 설계한 컨베이어, 리프트 등을 생산하게 된단다.

올해부터 자체 공장 가동
“지난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예년에 비해 설비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제조를 겸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직접제작한 시스템 공급을 통해 신뢰를 높여주기 위해서죠”
공장 가동 등으로 회사를 새롭게 시작하는 권 사장은 올해부터 회사명을 세양 A&A로 바꾼다. 또한 엔지니어링과 A/S 부문에 인원을 확충,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은 조직이 잘 갖춰져 있고 인력이 많기 때문에 영업을 위한 지원이 잘 되는 편입니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 그렇지 못한 편이 많습니다. 대기업에 있을 때보다 영업은 자신있게 잘할 수 있지만 사후관리가 뒤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올해 인원이 확충되면 이전보다 조직이 체계적으로 잡힐 것입니다. 또한 물류설비를 위한 기본설계 능력이 향상되고 유저에 대한 사후관리도 잘될 것입니다”
올해 권 사장은 지난해보다 더 바빠질 전망이다. 새로운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인데, 우선 올해부터 매년 주요 물류기기 한가지를 국산화할 생각이다.
“전에 있던 회사에서 수입장비를 들여와 국산화에 성공했을 때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류기기중 한가지 아이템을 선정해 국산화할 생각입니다. 회사발전은 물론 물류개선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권 사장은 올해 중국에 자주 드나들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어느 지역보다 가능성과 기회가 많은 땅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만간 중국에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진출 계획도 갖고 있어”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던 권 사장. 그러나 함께 하겠다는 생각은 마음속에서만 가득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권 사장은 언제나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올해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 그동안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기로 작정했다.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가족 모두가 성당에 나가 지나간 한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다는 권 사장.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그의 마음이 남다르듯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가 남다르게 두각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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