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 M&A 동향 / 까르푸·월마트 철수로 유통업계 M&A 바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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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르푸·월마트 철수로 유통업계 M&A 바람 이마트 독주 속 2위 다툼 치열 '1강 3중' 시대 도래 전망 글 : 송세라 기자(srsong@ulogistics.co.kr) 국내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M&A 바람이 거세다. 몇 년 전부터 소문만 무성하던 한국까르푸(이하 까르푸) 매각이 연초 공식화되면서 이를 인수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엔 월마트코리아(이하 월마트)가 매각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는 등 상반기 내내 유통시장은 어수선한 모습이다. 특히 매각을 결정한 두 업체가 모두 세계 유통시장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유통업체여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시장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랜드·신세계 각각 까르푸·월마트 인수 먼저 M&A의 포문을 연 업체는 까르푸로, 지난 4월 한국내 사업에 대한 포괄적 사업양도를 밝히면서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자 신세계, 삼성테스코, 롯데쇼핑이 까르푸를 인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까르푸가 보유한 매장은 32개로, 신세계가 인수할 경우 확고한 1위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고, 삼성테스코나 롯데쇼핑이 인수할 경우 1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인수자는 이랜드로 결정났다. 이랜드는 까르푸를 1조 7,500억원(15억 유로)에 인수한다며, 현금 및 매입채무 등을 감안하면 실제 금액은 1조 6,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자금은 계열사인 뉴코아가 2,000억원, 이랜드월드가 1,000억원 등 3,0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사실 이랜드는 지난해에 이미 까르푸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을 전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매장 실사도 마치고 양해각서에 도장을 찍는 것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까르푸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통업체간 가격경쟁을 통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까르푸의 전략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이랜드가 까르푸 인수 당시 경매가 진행돼 문제가 됐던 야탑점은 까르푸가 인수함으로써 일단락됐다. 까르푸는 야탑점 경매에서 1,466억원의 응찰가액을 써내, 각각 1,311억원, 1,088억원, 930억원을 써낸 롯데쇼핑, 삼성테스코, 신세계를 제치고 1순위 낙찰자로 선정됐다. 야탑점은 까르푸 매장중 매출이 높은 곳으로, 이랜드는 인수조건에 까르푸가 야탑점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이를 인수가격에 다시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다. 까르푸 김한진 상무는 “까르푸는 이랜드와 인수도 계약시 약속한 야탑점 재인수를 위해 응찰했다”며, “낙찰에 성공함으로써 까르푸의 알짜 점포인 야탑점을 이랜드에 인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까르푸 인수로 이랜드는 패션 아울렛 22개, 백화점 2개, 수퍼마켓 32개, 대형마트(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으로 ‘할인점’ 명칭이 ‘대형마트’로 변경) 32개 등 전국 유통매장 88개를 확보하게 됐다. 월마트는 신세계가 지난 5월 8,250억원에 인수했다. 이러한 월마트 매각 소식은 업계에서도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몇 년간 인수합병설이 나돌았던 까르푸와 달리 월마트와 신세계가 보안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 내에서도 월마트 인수 사실은 고위 간부층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는 까르푸 인수작업과 별도로 지난 3월부터 월마트와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데다, 가격 및 조건을 가지고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빠른 시간내에 거래를 마쳐 직원 및 고객, 협력회사가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합쳐져 큰 어려움 없이 M&A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미국 월마트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월마트코리아는 국내에 16개 점포를 운영중으로, 신세계는 이번 인수로 국내외 모두 102개의 점포망을 확보해, 국내 대형마트 시장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현지화 전략 부재’가 철수 원인 이처럼 세계 굴지의 유통기업이 모두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게 된 데에는 현지화 전략 부재로 인한 매출 저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본사의 글로벌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경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장 진열대의 경우 토종 업체들은 쇼핑하기 편한 1.5~1.8m를 설치한데 반해, 까르푸와 월마트는 유럽인에게 맞는 2.2m 높이를 그대로 적용했다. 제품 구성에 있어서도 국내 소비자들은 신선식품 구입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는 공산품 위주로 제품을 구성해 신선식품 비중이 타 대형매장보다 낮을 뿐 아니라 신선도도 떨어져 고객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까르푸의 경우 납품업체와의 잦은 마찰이 또다른 실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매출 부진의 책임을 납품업체에게 전가시키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를 매입 단가 인하로만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매장수가 적은데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의 이벤트나 홍보활동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한 결과, 지난해 까르푸는 매출 1조 6,680억원, 영업이익률 1.48%, 국내 시장 점유율 8%를 보이며 업계 4위에 머물렀다. 월마트 역시 매출액 7,287억원, 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며, 특히 적자가 99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 1위인 이마트가 매출 6조 6,130억원, 영업이익률 8%, 시장점유율 34.5%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 두 업체의 실적은 초라한 실정이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이마트가 매장당 840억원, 홈플러스가 850억원, 롯데마트가 6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반해 까르푸는 매장당 5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까르푸와 월마트는 한국시장에서는 원하는 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그룹 차원에서 철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즉, 유통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업계 4, 5위로 쳐지면서 사업상의 명맥을 유지하는데 그치자, 한국 시장에서 발을 빼기에 이른 것이다. 이랜드 까르푸 점포 재매각설 솔솔 까르푸와 월마트를 인수한 이랜드와 신세계는 우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기업결합 승인이 나야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작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이달 중으로, 신세계는 다음달쯤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는 까르푸 매장을 뉴코아아울렛과 킴스클럽을 합한 것과 같은 새로운 형태로 선보인인다는 방침이다. 즉 식품매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랜드의 강점인 패션부문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까르푸란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랜드는 기업결합 승인이 나는대로 매장 리뉴얼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까르푸가 확보하고 있는 7개 매장 부지를 포함해 대형마트 및 패션아울렛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월마트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나 점포 브랜드는 이마트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정위의 승인이 결정되면 바로 16개 월마트 매장에 이마트가 직접 물류를 공급할 예정으로, 현재 월마트와의 시스템 연동 등 사전 작업이 한창이다. 신세계는 월마트 인수로 물동량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달중으로 이천 4만평 부지에 물류센터를 착공할 계획이다. 한편, 월마트가 물류센터 부지로 보유하고 있던 6만평 규모의 여주 부지는 아직 그 활용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이랜드 및 신세계의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랜드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사실은 바로 인수에 들어간 자기자본이 적다는 것. 1조 7,500억원중 자기자본은 3,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이랜드가 까르푸 점포중 일부를 재매각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대출 등으로 연간 650억원의 금융비용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까르푸의 영업이익률을 6%로 올리면 연간 1,8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므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랜드가 해결해야 하는 또다른 문제는 바로 노사문제이다. 이랜드는 까르푸 인수를 밝히면서 직원들을 100% 고용승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까르푸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아직 이랜드에 인수되기도 전에 이미 수수료매장으로의 전환, 인력 감소 및 인력재배치 등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 이는 이랜드의 묵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까르푸 노조는 이랜드에게 고용안정 협약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랜드측은 어떠한 확신도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방적인 노사관리 정책 등으로 빚고 있는 노조와의 갈등은 이랜드가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정위 ‘독과점 기준’ 인수 걸림돌로 작용 신세계 역시 난관에 부딪히기는 마찬가지. 공정위가 독과점 심사를 강화하면서 개별시장 독과점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위의 심사기준이 전국 점유율이냐 지역 점유율이냐에 따라 신세계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현재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특정 시장에서 1개 기업의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이 75%를 넘으면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독과점 판정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지난해 전국 시장점유율은 이마트가 34.5%, 월마트가 4%로 둘이 합쳐 38.5%이며, 홈플러스 19%, 롯데마트 14%로 3사의 시장점유율은 71%이므로, 독과점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지역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이마트와 월마트가 50%를 넘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점포 매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신세계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까르푸와 월마트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국내 유통시장은 신세계의 독주 속에 삼성테스코, 롯데쇼핑, 이랜드의 2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1강 3중’ 체제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위권 업체들과 격차를 크게 벌려놓은 이마트는 당분간 국내 시장보다 중국 시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올해초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롯데쇼핑은 기대와 달리 까르푸와 월마트라는 대어를 놓치자 최근에는 중소유통업체와의 M&A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스코는 이미 확보해 놓은 부지를 바탕으로 꾸준히 출점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월간 물류매거진(www.ulogistic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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